08.18(금)

소셜벤처가 된 ‘근대골목 100년전 의상체험’

| 2017-06-19 07:20:48

‘두봄’ 골목투어 산업화

의상전공 경단녀들 합심

지난 16일 대구 중구 북성로 일대에서 진행된 근대의상 체험 프로그램 ‘산책’에 참여한 이들이 전문 해설사로부터 근대골목의 역사와 얽힌 일화를 듣고 있다. 황인무기자him7942@yeongnam.com

“영화 속 주인공 같아요.”

지난 16일 저녁, 대구 중구 북성로 일대 근대 골목에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대거 등장했다. 꽃무늬가 수놓아진 흰 저고리에 검은 한복 치마를 입은 여성에서부터 레이스가 달린 우아한 드레스에 양산을 든 여성까지, 근대 골목의 시간은 100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했다. 한복이나 교복을 입어보는 과거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근대를 배경으로 한 의상체험프로그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행사는 소셜벤처 ‘두봄’이 주최한 골목 투어의 새로운 콘텐츠인 근대의상 체험 프로그램 ‘산책’이다.

오후 7시부터 진행된 ‘산책’은 근대의상을 입고, 당시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등을 받은 뒤 근대골목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준비된 20여벌의 의상 중 하나를 직접 선택한 후 헤어와 메이크업전문가들의 스타일링까지 받았다. 100년 전으로의 변신이 끝난 뒤에는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근대골목 투어에 나섰다. 전문 사진가가 동행하면서 행사에 참여한 이들의 스냅사진도 찍어줬다.

산책은 약령시를 시작으로 이상화, 서상돈 고택을 둘러본 후 계산성당을 지나 3·1만세운동길, 청라언덕까지 약 1시간에 걸친 코스로 이뤄졌다.

이날 행사는 소셜벤처기업 ‘두봄’이 주최·주관했다. 두봄은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지역의 의상 전공자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협동조합이다. 의상 제작을 주로 한다. 2016년 8월 개최된 ‘대구야행, 근대로의 밤’에 참여해 제작한 근대 의상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육성사업에도 선정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구미정 두봄 대표(38)는 “근대골목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SNS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메이크업, 헤어 등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면 젊은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여한 정예은씨(23)는 “늘상 지나다니던 길이었는데, 이렇게 당시 의상을 입고 숨겨진 의미를 되새기면서 다니니 골목이 새롭게 느껴진다”며 “젊은이들의 거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역사적인 현장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무료로 산책 행사를 3회 진행할 예정이며, 목표는 과거의 의상에서 동기를 얻어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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