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4(화)

달라지는 稅法…고수익·세액공제 ‘절세 상품’ 잡아라

| 2017-08-12 07:29:15


지난 2일 문재인정부의 첫 세법 개정안이 발표된 이후 투자자들은 열공모드에 들어갔다. 달라진 세법에 맞춰 투자전략을 새롭게 짜기 위해서다. 이번 세법 개정으로 목돈을 굴리는 투자자들이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은 줄어들고, 서민들의 자산 형성과 노후 대비를 돕는 금융상품의 여건은 좋아진 만큼 절세 상품들의 조건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특히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의 비과세 혜택, 하이일드펀드·장기 채권의 분리과세 혜택 등이 일몰(日沒)을 연장하지 않고 올해 말 종료되므로 미리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ISA 비과세 한도 확대 활용도 높아져
일임형 年 수익률 6.2% ‘정기예금 4배’
개인형퇴직연금 가입 자영업자로 확대
연금저축과 합치면 최대 700만원 공제

내년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율 인상
종목당 보유액도 3억원이상으로 낮춰
투자심리에 부정적 작용 우려 목소리
전문가 “상승장 지속땐 대량매도 없어”

◆세법 개정안의 핵심은

기획재정부의 ‘2017년 세법 개정안’의 핵심은 일몰이 도래한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폐지하는 대신 가중치를 조정해 제도를 새 이름으로 부활시킨 것이다. 이는 중저소득 근로자를 고용하고 임금을 더 준 기업에 세제 혜택을 더 주는 것이다. 또 세제 혜택을 줄 때도 기업이 배당을 얼마나 했느냐보다 2·3차 협력기업과 성과를 어느 정도 공유했는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의 기본 개념은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비슷하다. 박근혜정부 때인 2015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투자, 임금, 배당으로 쓰지 않은 금액(미환류 소득)에 대해 10% 세율을 적용해 추가 과세했다. 이번에는 기업 사내유보금을 투자, 임금, 상생협력에 더 많이 흐르도록 제도를 설계했다. 미환류 금액에 적용되는 세율도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 자본시장과 관련된 내용으로 좁혀보면,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 확대와 대주주의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와 관련, 세율 인상과 대상자 확대 등을 뼈대로 하는 자본소득 증세 방안이다.

ISA는 비과세 한도를 늘리고 중도 인출이 허용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가입대상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율을 올리고 대주주 범위를 더 확대하기로 하면서 증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법 개정으로 예금·펀드·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금융 상품을 한 계좌에 담아 투자할 수 있는 ISA 활용도가 높아진 만큼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은 의무 가입 기간에 돈을 인출할 경우 감면된 세액을 물어야 했지만, 내년부터는 이런 제약 조건이 사라진다. 다시 말해 수시 입출이 가능해져 돈을 넣어둔 뒤 필요할 땐 꺼내 쓸 수 있게 돼 좀 더 유연하게 계좌관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 비과세 한도도 일반형은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서민형은 2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늘어나 활용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일임형 ISA의 최근 1년 수익률은 6.2%로 1년 정기 예금보다 4배 정도 높았다.

또 퇴직연금을 도입한 회사에 재직했던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었던 개인형퇴직연금(IRP)도 자영업자, 모든 근로자, 지역연금 가입자로 대상이 확대됐다. IRP는 연금저축과 합산해 총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 소득 1억2천만원 미만인 경우 연 납입액 4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되는 연금저축과 합쳐 총 700만원까지 13.2~16.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연금저축과 IRP는 연금 수령 시 5.5% 이하의 저율 과세를 하기 때문에 절세 효과가 상당한 것은 물론 세금 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에 대해 중도 인출이 허용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와 함께 이번 세법 개정으로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해외상장주식에 60% 이상 투자)의 매매차익·환차익에 주어졌던 비과세 혜택(가입금액 3천만원 한도·최대 10년)이 올해 가입분까지만 적용되는 점도 놓치지 말고 챙겨봐야 할 대목이다. 올해 소액으로라도 펀드를 들어놓으면 내년 이후에도 3천만원까지 추가 납입이 가능한 만큼 일단 올해 안에 다양한 펀드를 열어두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증시에 악영향 미치나

이번 자본소득 증세방안에 포함된 대주주의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와 관련해 세율 인상과 대상자가 확대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율이 20%에서 25%로 오른다. 또 대주주 범위도 확대돼 2021년 4월부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주주 지분율이 각각 1%·2% 이상으로 유지되고, 종목당 보유액은 모두 3억원 이상으로 대폭 낮춰 양도세를 부과하게 된다.

종목당 보유액은 지난해 세법개정안에서 내년 4월부터 두 시장 모두 15억원 이상, 2020년 4월부터 10억원 이상으로 낮춘 데 이어 2021년 4월부터 추가로 낮춰 대주주 범위를 확대한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은 지분율 1% 또는 종목당 보유액 25억원 이상, 코스닥은 지분율 2%나 보유액 20억원 이상일 경우 주식 양도세를 물린다.

코넥스 시장은 대주주 범위를 지분율 4% 또는 종목당 보유액 1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되 2021년 4월부터는 보유액을 3억원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 양도소득 과세대상을 단계적으로 늘리기 위해 대주주 범위를 추가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주주 주식 처분 시 자본소득세율 인상과 함께 자본소득 과세 대상자도 확대, 세금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또한 대주주들이 세부담을 우려해 세법개정안 시행 전에 주식을 처분하는 사례가 늘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증시 자체가 상승장을 이어갈 경우 이런 부담만으로 매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7년 세법 개정안에 대주주 주식 양도세율 인상, 대주주 범위 확대안이 포함됐지만,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대주주 보유액 기준이 크게 낮아져 과세 범위가 확대되면서 시장에 충격은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개인투자자들이 보유지분을 대규모로 내다팔 가능성은 작다고 한국투자증권 측은 진단했다. 세법 개정안 발표 다음 날 증권업종 지수는 789포인트에서 750포인트로 5.0%(40포인트) 급락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세율도 인상되고 과세 대상도 확대된 탓에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지만, 추가된 규제는 2021년 4월부터 시행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해당되지 않는다. 또 기관투자가의 양도소득세 부담도 증가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 “국내 주식을 운용하는 공모 집합투자기구(펀드)가 적용되는 과세 대상 소득은 ‘배당이익’으로 양도차익과 평가이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 다만 사모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개인투자자는 사모펀드로 간접 소유한 주식이 대주주 기준 산정에 합산되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번 세법 개정안에 외국인의 대주주 분류 기준 지분율을 기존보다 5%포인트 낮춰 외국인 주식 양도소득 과세가 확대되면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외국인이 대규모 매물을 내놓을 거라는 관측도 한때 제기됐지만, 이는 ‘기우’라고 한국투자증권측은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대부분 국가와 이중과세회피 조세조약을 맺고 있어 해당 외국 법인들은 국내 세법 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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