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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원·달러 환율 2년반 만에 ‘최저치’

2017-11-23

1천90원선 무너져 1천89원 장마감
美 증시 최고치에 위험자산 선호 탓
수출호조·韓中 통화 안정세도 한몫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22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오전 9시21분 1,090원 아래로 내려가 저점을 1,089.5원까지 낮췄다. 오후 3시30분 기준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6.7원 하락한 1,089.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5년 5월22일(1,088.8원)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1년2개월 만에 1,100원 선이 무너졌고 21일에는 1,095.8원으로 떨어져, 연이은 하락세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간 것은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영향이 크다. 달러화를 팔고 위험자산인 원화를 매입,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면서 환율을 끌어내린 것.

또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 흑자가 연 800억~900억 달러 상당 발생하고 있고 한·중 통화스와프, 한·캐나다 무제한 통화스와프 등을 연달아 체결해 통화 안전망을 갖춘 것도 한몫했다.

우리나라의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데다 이달 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기대 등이 합쳐지면서 달러 매도 심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2014년 연간 경제성장률이 3.3%를 기록했던 당시 원·달러 환율이 1,008.5원까지 내려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21일 ‘2018년 환율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8년 3분기에 원·달러 환율 평균이 1,08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환율 움직임이 단기 현상이라는 풀이도 있다. 2014년 환율 급락 때와는 달리 세계적으로 달러화 약세 흐름이 아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쌓이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문제는 환율이 떨어지는 속도다. 급격한 환율 하락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수출 주도 경제 성장세가 주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구두개입 등 환율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던 관계당국도 최근 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있어 원화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해외수출 실적 개선이 뚜렷했던 기업들은 조바심을 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이 1,184원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초 현대자동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환율 10원 하락 때 완성차 5개사의 매출은 총 4천200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대구 성서산단 내 A섬유업체 관계자는 “수출기업들이 환율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금은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상태”라고 말했다.

대구의 자동차부품·전자부품소재 전문업체 B사도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환율 마지노선인 1,100원이 무너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B사 대표는 “원·엔에 이어 원·달러도 하락하면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내수 시장도 오랜 기간 불황인 데다 30%가량인 수출 비중마저 줄여야 하니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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