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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중소기업 혁신의 돌파구 기대된다

2017-11-23

DGIST ‘협동로봇’ 2종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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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드릴 로봇’은 작업자가 하기 힘든 드릴작업을 3~4배 빠르게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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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워커 로봇’은 물류의 크기와 무게에 따라 여러 대의 로봇이 자동으로 합체·분리가 가능하다.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각광받고 있는 산업은 다양하다. IT,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로봇분야에선 특히 ‘협동로봇’의 성장세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세계시장 규모가 약 3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산업용 로봇 분야에선 협동로봇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협동로봇이란 인간과 직접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설계된 로봇으로, 일반 로봇과 비교해 좀 더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사람 혹은 다른 로봇과 함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산업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제품을 제조하거나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에게 길을 걸으며 안내하는 로봇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는 지역 업체들이 산업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각종 협동로봇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물류 운반돕는 ‘모바일워커’
최대 500㎏의 무게 견딜 수 있어
IoT·AI 적용…합체·분리가능
네바퀴로 전후좌우 전 방향 이동

사람 대신 금형작업 ‘딥드릴’
3차원 도면 로봇팔이 자동 수행
장시간 소요되는 금형 구멍뚫기
작업속도 기존보다 3∼4배 빨라

◆로봇과 함께하는 작업 현장

협동로봇이 주목받는 이유는 산업현장에 로봇이 도입되면서 인간과 ‘함께’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현장에 설치된 로봇 주위에는 안전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직원들이 로봇 가까이서 일을 하다 로봇과 충돌하는 등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협동로봇은 이런 펜스 없이 직원과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다. 협동로봇은 각종 센서 등을 탑재해 사람이 가까이 접근했을 때 속도를 줄이거나 잠시 운행을 멈출 수 있다. 사람이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줄어들며 상해를 입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협동로봇은 특히 중소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로봇 주위에 설치해야만 했던 안전펜스 때문에 넓은 공장을 소유한 대기업들이 로봇을 도입해 온 반면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공장 내부가 좁아 로봇을 설치하고 안전공간까지 확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협동로봇은 펜스 없이 작동할 수 있어 공장자동화를 추구하는 중소기업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문전일 DGIST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로봇을 대규모 시스템으로 구축한 대기업에서 활용하는 산업용 로봇은 수억원에 이르지만, 협동로봇은 수천만원으로 구입가능해 중소·중견기업이 다양한 작업에 투입하거나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로봇이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도입되기 위해선 인간과 함께 작업이 가능해야 한다. 앞으로 협동로봇이 발전해나가면 로봇과 같이 설거지를 하는 등의 일들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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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일 DGIST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장은 “중소기업이 제품생산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협동로봇이 해결할 수 있게 지속적인 개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력난 해결하고 작업속도도 높여

DGIST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는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겪는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워커 로봇(Mobile Worker Robot)’과 ‘딥드릴 로봇(Deep Drill Robot)’을 개발했다.

모바일워커 로봇은 생산 및 물류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쉽게 물건을 실어 나를 수 있도록 돕는 협동로봇이다. 지역 제조업에서 22%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 관련 산업의 경우, 각종 생산 공정을 거치기 위해 부품을 옮겨야 하는 일이 잦다. 대부분 사람이 직접 물건을 옮기거나 고가의 일반규격 자동대차(AGV)를 활용하는데 모바일워커 로봇을 사용하면 생산 공정과 제품 특성에 맞춤형으로 활용이 가능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모바일워커 로봇에 미리 공장 내 지도를 입력하면 모바일워커 로봇이 입력된 경로에 따라 부품을 옮길 수 있다. 지도를 입력하지 않았다면 사람이 로봇을 살짝 밀어 방향을 변경할 수도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모바일워커 로봇에는 반력 측정 센서 기술이 탑재돼 있다. 로봇에 올려진 물건의 무게 하중을 측정해 스스로 힘을 분산하는 것이다. 최대 500㎏의 무게를 견딜 수 있으며 500㎏ 이상의 물건을 옮길 때는 여러 대의 모바일워커 로봇을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워커 로봇이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IoT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됐기 때문이다. 낮은 수준의 인공지능이지만 물류의 크기와 무게에 따라 로봇끼리 자동으로 합체와 분리가 가능해 협업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전후좌우 전 방향(Omni-direction)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바퀴를 장착해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였다.

또 사람을 대신해 금형작업을 할 수 있는 딥드릴 로봇도 개발했다. 작업자가 장시간에 걸쳐 금형에 구멍 뚫기를 하는 금형 드릴링작업은 신차 개발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아 금형업체들은 일관성 있는 품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힘든 작업이다 보니 작업자를 구하는 것도 힘들었다. 하지만 해당 로봇으로 인력난을 해결하고 작업 속도는 기존보다 3~4배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딥드릴 로봇에는 로봇팔 제어 기술, 힘 제어 기술, 경로생성 기술, 동역학 시뮬레이션 기술 등이 적용됐다. 3차원 도면 정보를 로봇이 자동으로 읽어 로봇팔이 금형작업을 수행한다. 현재 드릴 로봇 관련 기술을 1억원에 지역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이전했다. 기업에서는 딥드릴 로봇을 해당 업체에서 활용할 뿐 아니라 신규 산업 분야로 로봇 사업을 선정해 생산까지 검토 중이다.

문 센터장은 “협동로봇이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게 처음엔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및 모듈 개발만 진행했다”며 “하지만 많은 업체가 로봇 관련 인력, 지식 등이 부족해 시스템 전체를 알려주는 정도에 이르렀고 현재는 센터 연구자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로봇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협동로봇이 계속 성장하면 ‘생산물류로봇’으로 발전하고 ‘자동창고시스템’도 도입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실제 아마존이 서점에 도입한 로봇과 유사한 기능으로, 필요한 제품이나 원자재가 공정과정에서 떨어지면 로봇이 알아서 창고에서 해당 물건을 가져다 원하는 위치에 놓는 것이다.

문 센터장은 “모바일워커 로봇에 적용된 각종 인공지능의 수준을 끌어올려 미래형 협동로봇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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