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1(토)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거제도 선상 호래기 루어낚시

| 2018-01-12 08:40:09

구조라 앞바다에 ‘꼴뚜기 파시’

호래기는 밝은 불빛에 집어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파란색 불빛에도 잘 모여든다.

구봉진 거제 대구낚시 대표가 권하는 선상 호래기낚시 채비. 봉돌을 가감해 침강속도 조절이 가능한 3단 슷테 채비다.
슷테에 낚여 올라온 호래기.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 낚시다. 지난 여름 무늬오징어 호황이 끝나갈 무렵, 두족류를 좋아하는 꾼들은 어렴풋이 겨울 호래기의 호황을 기대했었다. 어차피 비슷한 어종인데 호래기인들 별수 있으랴 싶었다.

그러나 웬걸…. 막상 뚜껑을 열어본 호래기 시즌은 지금 참담하다. 이름난 포인트에서도 낱마리 조과뿐이다. 비싸게 산, 밝은 집어등으로 무장한 꾼들의 희망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드러난 조과가 부진하다고 해서 전반적으로 호래기 조황이 어둡다고는 할 수 없다. 워낙 포인트를 쉬쉬하면서 다니는 게 호래기 꾼들의 특징이기에 남몰래 두레박을 가득 채우고 다니는 꾼들도 있을 것이다.

호래기 시즌임에도 유례없는 ‘흉년’
그 와중에 “거제에선 매일 호황” 소식
구조라 앞바다 향한 배에 꾼들과 함께

‘집어등 빨’과 저킹·폴링 반복한 공략
네댓 시간 낚시로 모두 묵직한 마릿수
3월까지 시즌…당분간 船上 강세 전망


◆유례없는 호래기 흉년

그렇다고 해도 이번 시즌의 호래기 흉년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다. 호래기라면(호래기를 넣어 같이 끓인 라면) 맛 좀 보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지고 원정을 마다하지 않은 꾼들도 정말 라면에 넣을 정도의 호래기만 낚고 왔다는 조행기가 줄을 잇는다.

간혹 마릿수 호래기를 볼 수 있기는 하다. 선상낚시에서 그렇다. 그러나 그마저도 소쿠리의 바닥을 겨우 가릴 정도의 마릿수가 대부분이다. 예년처럼 소복하게 쌓인 호래기를 보기가 어렵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거의 매일 넘치도록 호래기가 낚인다는 조황 정보가 나의 레이더에 잡혔다. 날씨가 나쁜 날을 제외하고는 격하게 다리질을 하며 물총을 쏘아댄다는 호래기. 그 호황 현장을 알린 사람은 바로 거제 대구낚시의 구봉진 대표였다.

한국 바다루어낚시 보급의 선두주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구 대표. 오랜만에 구 대표가 운영하는 밴쿠버호에 올랐다. 여전히 루어낚시만을 고집하는 구 대표의 배는 이미 소문이 난 탓(?)에 호래기 꾼들로 꽉 차 있었다. 승선 인원이 정해져 있는 낚싯배에 나까지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미안할 지경이었다.

“거제 호래기 노 났네요. 어디서 그렇게 많이 나옵니까?”

처음부터 포인트를 알아보려는 내 질문에 구 대표는 별거 아니라는 투로 대답을 한다.

“구조라 바로 앞입니다. 물때에 따라 조금씩 이동하면 돼요. 날씨만 좀 더 받쳐주면 더 나올 건데, 올해는 날씨가 많이 궂어요.”

사실 선상 호래기 포인트라는 게 별게 아니다. 집어등 켜고 기다리면 연안 가까이에서도 호래기는 모여든다. 문제는 어떻게 낚느냐는 것.

◆자연스러운 폴링이 정답

호래기 낚시는 그야말로 개인의 노하우에 따라 마릿수 차이가 엄청나다. 단순한 듯 입질하는 호래기도 ‘슷테(호래기 낚시용 루어)’의 침강속도나 여유 줄의 길이, 액션 방법에 따라 입질의 유무가 결정된다. 도보 포인트에서는 서로 떨어져서 낚시를 하기에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다닥다닥 붙어서 낚시를 해야 하는 선상에서는 옆 사람이 연신 호래기를 낚아낼 때 내 채비에 입질이 없으면 괴롭다.

“채비는 다른 꾼이랑 똑같이 하는 게 좋아요. 조류를 타고 흐르기도 하니까 외줄낚시처럼 채비가 다르면 엉킵니다. 매번 출조를 해서 모범답안 만들어 놓았으니 안심하고 따라 하면 됩니다.”

구 대표의 자신 있는 말에 꾼들이 모두 수긍을 한다. 저마다 자신만의 채비를 가지고 있음에도 꾼들은 구 대표의 말에 따라 채비를 고쳐 맨다.

이날 구 대표가 내놓은 채비는 슷테와 소형 에기를 결합한 3단 채비였다. 맨 아래에 에기를 달고 10~15㎝ 간격으로 2개의 슷테를 더 달았다. 두 개의 슷테는 가짓줄을 달지 않고 삼각도래로 연결했다. 이것이 기둥줄에 바싹 붙어 있어서 액션을 줘도 채비 엉킴이 없다. 또 맨 아래의 에기 위에는 고무 코팅이 된 조개봉돌을 가감하면서 침강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호래기 루어낚시 채비는 이처럼 다양한 편이지만 그 테크닉은 비교적 단조롭다. 호래기는 움직임이 많은 어종이 아니고, 큰 액션에 반응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섬세한 채비 움직임이 필요하다.

호래기 공략법의 핵심은 ‘자연스러운 폴링’이다. 채비를 올려 호래기의 주의를 끌고, 호래기의 입맛에 맞게 조류에 태운 슷테를 폴링시키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 단순한 공략법은 꾼에 따라 아주 미세한 차이만 보여도 엄청난 조과 차이로 연결된다.

캐스팅 후 공략 수심층까지 채비가 내려가면 저킹을 해서 슷테를 띄워준다. 다시 처음 캐스팅한 수심층까지 슷테가 내려갈 수 있도록 폴링시키고, 다시 카운터 후 저킹하는 동작을 반복한다.

호래기는 특히 입질 파악이 어렵다. 저킹과 폴링을 반복하는 동작에서 초릿대가 살짝 움직이거나 저킹할 때 묵직한 느낌을 받는다면 그것이 입질이다. 화려하고 강력한 저킹이 마릿수를 올리는 비결이라고 많이들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 반대인 셈이다.

“저킹이 중요한 게 아니고 얼마나 자연스러운 폴링을 연출하느냐가 조과의 관건입니다. 채비에 봉돌을 가감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구 대표는 침강속도의 미묘한 조절이야말로 ‘호래기 루어낚시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3월 말까지 호황 기대

불과 4~5시간 낚시로 이날 배에 탄 꾼들 모두 묵직한 마릿수를 기록했다. 쌍걸이·삼걸이가 이어졌고, ‘집어등 빨’을 받은 호래기는 수면 위에 떠서 물총을 쏘며 돌아다녔다. 이윽고 물돌이가 시작되고 조류가 멈추자 거짓말처럼 입질이 끊어졌다. 욕심껏 낚지는 못했지만 지퍼백을 채울 정도의 마릿수는 됐다.

거제도 호래기 낚시는 1월 초 현재 도보 포인트에서는 국지적으로 낱마리 조황을 기록 중이다. 고전명소인 산달도와 칠천도 등에서도 이렇다 할 조황 소식이 없다. 따라서 당분간은 선상낚시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즌은 대체적으로 3월까지 진행되지만 밴쿠버호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더 이상 호래기가 낚이지 않을 때까지 출조를 계속할 계획이다.

월간낚시21 기자·penandpower@naver.com

▨ 취재협조=거제 구조라 대구낚시 055-681-5779

호래기와 꼴뚜기

호래기는 꼴뚜기의 경남·부산 사투리
갓 잡은 호래기 넣어 끓인 라면은 별미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에 나오는 단어 꼴뚜기가 호래기의 표준말이다. 즉 호래기는 꼴뚜기의 경남(특히 부산) 사투리다.

호래기는 꼴뚜깃과에 속하는 소형 오징어를 통칭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반원니꼴뚜기, 참꼴뚜기, 꼬마꼴뚜기 등 외형과 서식지가 비슷한 몇 종류가 있다. 그러나 낚시꾼들에게는 꼴뚜기라는 표준어 대신 호래기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호래기는 다 자라도 그 크기가 10~15㎝ 정도에 불과한 소형종이다. 지느러미는 마름모꼴이고 몸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2·3번 다리가 굵다. 반원니꼴뚜기는 제철이 가을~겨울로 대량으로 포획되지만, 참꼴뚜기는 소형 저인망에 봄~여름에 걸쳐 소량 잡힌다. 한국의 서해와 남해 및 일본 연안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호래기가 낚시 대상어로 인기가 높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부산과 남해 일부 지역꾼들만 즐기는 낚시 대상 어종이다.

▨ 참고= 바다낚시 첫걸음-하(예조원 刊)

▶호래기 요리

호래기라면은 낚시 현장에서 맛볼 수 있는 호사 중 하나다.
① 호래기 라면=호래기 낚시 최고의 묘미는 입맛이다. 집에 가져가서 먹어도 좋지만 추운 겨울밤 콧물 흘려가며 언 손 녹이며 먹는 호래기라면은 특별식이다. 통째로 냄비에 넣어 끓여도 탈은 없지만 약간 비릴 수 있다. 라면을 끓일 때는 호래기의 몸통을 열어 내장을 제거하는 걸 권한다. 이렇게 손질한 호래기를 라면과 함께 넣어 푹 끓이지 말고 살짝 담가 먹는 샤부샤부 형태로 먹어보자. 더 특별한 맛을 볼 수 있다.

② 호래기회= 낚은 호래기는 지퍼백에 넣어 집에 가져간다. 흐르는 물에 잘 손질하면 한동안은 회로 먹어도 된다.

③ 호래기 젓갈= 흐르는 물에 씻으면서 내장을 제거한다. 호래기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물기를 뺀 후 소금에 적당히 버무려 둔다. 반나절 뒤 다시 호래기를 씻은 후 갖은 양념과 무·파와 함께 무친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1주일은 맛있는 호래기 젓갈을 먹을 수 있다.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뉴스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