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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안심 무인택배함 있는 줄도 몰랐다”

2018-05-28

■ 외면받는 구미 무인택배함
여성 불안감 해소 2015년 설치
상당수 주민 “설치된 줄도 몰라”
지난해 54건에서 1천263건까지
지역별로 이용실적 ‘천차만별’

“여성안심 무인택배함 있는 줄도 몰랐다”
구미 오태동주민복지센터에 설치된 여성안심무인택배함. 지난 25일 저녁 시간 취재한 결과 택배 물품이 들어 있는 함은 한 곳도 없었다.

[구미] 지난 25일 오후 8시쯤 구미 오태동 주민복지센터. 여성안심무인택배함(이하 무인택배함)이 1층 사무실 앞에 설치돼 있었다. 이는 택배물품 도난·택배기사 사칭 범죄를 막기 위해 구미시가 2016년 6월 설치한 것이다. 이용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택배함 제어시스템에 접속해 봤다. 11개 택배함 가운데 택배물품이 들어 있는 함은 한 곳도 없었다. 주변에서 1시간 정도 지켜봤지만 무인택배함을 이용하는 사람을 도무지 볼 수가 없었다. 주민복지센터 밖에서 만난 여성 김모씨(28)는 “주민센터에 무인택배함이 있는지 몰랐다. 차라리 사람이 많은 원룸단지 가까이에 설치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지역 상당수 무인택배함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특히 지역별로 이용률 편차가 심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구미시에 따르면 시는 여성 불안감 해소 등을 위해 2015년 경북에서 처음으로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낯선 사람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 거주지 인근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을 통해 물품을 받는 서비스다. 시는 지난해까지 무인택배함 9곳을 운영하다 올해 2곳을 새로 설치했다.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6천여만원에 이른다. 구미시 관계자는 “지난해 무인택배함 이용 실적은 2016년 대비 두배 가량 증가한 4천700여건”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인택배함 이용 실적은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었다. 지난해 구미지역 무인택배함 가운데 이용 실적이 가장 높은 곳은 형곡1동 주민센터(1천263건)였다. 이어 진미동사무소(1천20건), 상모정수도서관(748건), 봉곡도서관(688건), 형곡2동 주민센터(350건) 순이다. 반면 인동 남산경로당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의 지난해 이용 실적은 54건에 그쳤다. 한 달에 겨우 4~5건 이용된 셈이다. 이밖에 오태동주민복지센터 무인택배함도 68건에 머물렀고 도량동주민센터(79건), 진평파출소(146건)도 이용률이 매우 낮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한 달간 무인택배함 이용 실적은 양포파출소 1건, 인동경로당 2건, 진평파출소 2건에 불과했다. 시민들은 일부 무인택배함의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잘못된 위치 선정’ ‘홍보 부족’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구미지역 무인택배함은 전기·통신을 무료로 쓸 수 있고 상대적으로 관리하기가 쉬운 공공기관에 모두 설치돼 있다. 남모씨(35·구미 양포동 )는 “여성을 위한 좋은 서비스임에도 많은 시민들이 모르고 있어 안타깝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위치 재선정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아닌 곳에 무인택배함을 설치할 경우 관리상 문제가 있다. 이용률이 낮은 무인택배함은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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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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