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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빚은 송편 조상님께 올리고 무료급식 봉사도 해요”

2018-09-22

북구새마을회·침산1동 부녀회
이주여성 위한 송편빚는법 강습
급식은 보조금 없이 순수 후원

“직접 빚은 송편 조상님께 올리고 무료급식 봉사도 해요”
21일 오후 대구 북구 침산동 오봉폭포 앞 광장에서 북구 새마을부녀회 회원들과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팜 티 투장씨(왼쪽)가 정성스레 빚은 송편을 들고 있다.

“직접 만든 송편으로 조상님을 모신다고 생각하니 뜻 깊어요.” 21일 오전 대구 북구 침산동 오봉폭포 앞 광장. 궂은 날씨였지만 이곳에서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북구 새마을회와 침산1동 부녀회가 각각 마련한 다문화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송편 빚는 법 강습과 무료급식 행사가 이어지고 있었던 것.

세계 각국에서 대구로 시집 온 다문화 결혼이주여성 30여 명은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송편 빚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자신이 빚은 송편을 신기하다는 듯 맛보는 외국인 새댁도 눈에 띄었다. 아직은 한국 명절음식 준비가 서툴다는 팜 티 투장씨(여·29·베트남)는 “베트남에서는 명절음식을 대부분 간단하게 준비한다”면서 “늘 가족의 도움을 많이 받지만 여전히 명절 준비가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처음으로 송편빚기 행사에 참가했는데 배울 것이 많고 인상 깊다”고 덧붙였다.

결혼이주여성들은 각자 고국에서의 명절 추억을 나누고 한국 명절 풍습을 비교하기도 했다. 이들은 명절이 되면 친척이 모여 돌아가신 조상에게 절을 하는 한국문화가 생소했다고 입을 모았다. 필리핀 출신 한 여성은 “한국에서는 살아 있는 어른과 돌아가신 사람한테도 절을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문화적 충격을 받았던 첫 차례를 회상했다. 결혼 20년차 베테랑 주부인 이시가와씨(여·50·일본)는 “처음 시집왔을 땐 명절 준비가 두렵기도 했지만 이제는 웬만한 명절음식 준비는 척척 해낸다”면서 “송편은 매번 사서 준비했는데 직접 빚어보니 의미가 큰 것 같다”고 했다.

침산1동 부녀회는 이날 지역 내 결혼이주여성 등과 함께 무료급식 봉사를 진행했다. 봉사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인 정태옥 의원(무소속)도 함께했다. 오봉폭포 앞에 마련된 무료급식소에는 저소득층 주민과 노인 등 100여 명이 몰렸다. 침산1동 부녀회는 8년째 이곳에서 매월 한 차례씩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대구시 등의 보조금을 전혀 받지 않고 주민의 자발적인 후원으로만 진행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윤순미 북구 새마을부녀회장은 “처음엔 지역에 혼자 살고 계신 어르신에게 ‘만남의 장’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로 봉사를 시작했다”며 “후원자를 모으는 일이 가장 힘들었지만 매번 많게는 1천명에 가까운 어르신과 저소득층 이웃이 찾아주니 너무 기쁘다”고 했다.

글·사진=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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