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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예천·영주 학교동창 등이 말하는 故 김창호 원정대장

2018-10-16

“공부 잘한 친구…핸드볼 선수로 도민체전도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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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창호 대장이 지난해 11월20일 영주제일고 다목적관에서 후배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영주제일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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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창호 대장이 2013년 히말라야 14좌 8천m 무산소 등정에 성공한 뒤 감천중 동문들로 부터 받은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감천중 동문회 제공>

“그 친구는 어릴적 공부도 잘했지만 운동신경이 남달라 핸드볼 선수로 도민체전에도 참가할 정도였습니다.”


“등산에 심취해 마흔 넘어 결혼
세 살 늦둥이 있는데 안타까워
돌아오면 부모와 살려했는데…”
작년말 영주 후배 위한 특강도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숨진 구르자히밀 원정대 고(故) 김창호 원정대장을 기억하는 고향 친구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김 대장은 예천 출신으로 덕률초등, 감천중, 영주 중앙고를 나왔다. 서울시립대를 졸업하고 산에 미쳐 살았기에 교류가 많지 않았지만, 고향에서 김 대장을 기억하는 동기들은 그를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라고 떠올렸다.

초등 동기인 박완우씨는 “동네가 가깝다 보니 창호와는 중학교까지 같이 다녔다”면서 “성격이 원만한 편에다 운동을 워낙 잘해 핸드볼 선수로 초등학교와 예천대표 선수로 활동했다”고 회상했다. 또 “우리 모교는 여름방학 때 기수별 축구대회를 했다. 이 때 창호가 내려오면 운동도 같이하고, 술도 마신 기억이 난다”면서 “한 번은 창호가 술에 취해 집에 업어다 준 적도 있다”고 20여년 전 추억을 떠올렸다.

박씨는 “창호가 등반에 앞서 훈련에 들어가면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친구들은 창호가 실종된 게 아니냐는 말까지 할 정도로 산을 좋아했다”면서 “대학 때부터 등반에 심취한 탓에 마흔살 넘어 결혼을 해 이제 세 살 된 아이가 있는 걸로 아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또다른 고향 친구 김모씨는 “4남1녀 가운데 막내인 창호는 효자”라면서 “이번 등반을 마친 뒤 부모님을 모시고 살거라면서 서울 근교에 집을 알아보러 다니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대장이 졸업한 영주제일고(옛 영주중앙고)에도 비보가 전해지자 학교와 동문은 물론 시민들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특히 김 대장은 지난해 11월20일 영주제일고 다목적관에서 전교생이 참석한 가운데 후배들을 위한 특강을 실시해 아낌없는 후배사랑을 보여줬다. 이날 김 대장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인 만큼 후배 여러분도 진취적 기상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임원수 영주제일고 교장은 “김 대장은 업체들의 지원을 받지 않는 순수파 등반가이자 언제나 해발 고도 0에서 시작하는 개척자였다”며 “무산소로 14좌를 세계에서 최단시간 정복한 진정한 산악인이었다”고 추모했다. 또 영주 중앙고 동기생인 영주시산악연맹 안태일 전무이사는 “김 대장은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친구나 후배들을 위해서는 스스럼없이 도움을 주는 친구”라며 “영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인재요, 보물이었는데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하니 아직까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영주시산악연맹과 영주제일고는 김창호 대장을 추모하는 지역민과 동문을 위해 유가족이 동의를 해줄 경우 영주시민운동장 2층에 자리잡은 영주시산악연맹 사무실에 분향소를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창호 대장과 함께 숨진 유영직 대원(51)과 정준모씨(54)는 대구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정대에서 장비를 담당한 유 대원은 고교 졸업 후 목수로 일하면서 꾸준히 등반 활동을 해왔다. 정씨는 영남대 산악회 출신으로 한국산악회 후원에 앞장섰다. 포항의 밸브업체 대표이기도 한 정씨는 등반대를 격려하기 위해 베이스캠프에 들렀다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영주= 김제덕기자 jedeog@yeongnam.com
예천=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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