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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밀착형 창업’으로 지역 살고 청년도 산다

2018-11-17

■ 스타트업의 새 트렌드 ‘소셜벤처’
대구 이달초 전국 첫 ‘소셜벤처 글로벌포럼’
市·창조경제센터, 창업생태계 확대 ‘군불’
내년 ‘민·청·관협의체’출범 협업체계 강화
수익창출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매우 중시
혁신적 아이디어로 사회문제 해결에 초점
핫이슈 ‘청년 일자리창출’대안으로도 각광

20181117
대구시가 수익창출과 사회적 가치(지역사회문제 해결)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청년소셜벤처 육성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대구에서 국내 최초로 열린 ‘소셜벤처 글로벌 포럼’에서 미국, 영국 등의 사회혁신 전문가들이 지역소셜벤처가 만든 제품을 살펴보거나 자신들의 업무 노하우를 설명하는 모습. <대구시 제공>

이른바 ‘기특한 창업’으로 불리는 소셜벤처(Social Venture)가 스타트업(신생창업기업)의 새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소셜벤처는 일반 창업이 추구하는 경제적 수익창출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매우 중시한다. 여기서 사회적 가치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말한다. 아직은 소셜벤처 개념을 잘 이해하는이들이 많지는 않다. 지난 7일 대구에서 전국 최초로 ‘소셜벤처 글로벌 포럼’이 열렸다. 미국·영국·싱가포르 등 국내외 소셜벤처 기업가 및 사회혁신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대구시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영국의 골드 스미스대학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구지역 소셜벤처 창업생태계 확대를 위한 ‘군불 지피기’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왜 청년 소셜벤처인가

흔히 사람들은 소셜벤처를 사회적기업과 자주 혼동한다.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기업 및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일반창업과 달리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얼핏 유사해 보이지만 분명 극명한 차이가 있다. 우선 소셜벤처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창업이 쉽고,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지역사회가 당면한 모든 현안에서 창업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의지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으면 향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도 타 지역으로 옮겨가지 않고 지역사회에 남아있을 가능성도 높다. ‘지역밀착형 창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반면 복지형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은 어르신·장애인·저소득층 등의 고용을 중요한 기업가치로 여긴다. 또한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따라 고용노동부가 인증하는 방식을 취한다.

특히, 소셜벤처는 요즘 가장 핫(hot)한 사회적 이슈인 ‘청년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도 각광받는다. 청년들이 추구하는 직업관도 매치가 용이하다. 최근 청년들은 돈뿐만 아니라 자기 업무에 대한 의미를 추구한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셜벤처가 주목을 받는 것이다. 조직문화 또한 청년들이 쉽게 녹아들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소셜벤처 대표 기업들의 창업 당시 평균 연령은 30.3세, 근로자 중 청년 비중은 81.2%다. 청년고용 비중이 그만큼 높아 조직문화 적응이 어렵지 않은 편이다.

실제 소셜벤처는 어떤 방식으로 창업했을까. 2016년 애플 앱스토어 교육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토도 수학(Todo Math)은 에누마(Enuma)라는 소셜벤처의 제품이다. 게임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이 있는 이 기업의 대표는 자폐아 등 장애아에 관심을 갖고, 이들이 자신의 형편에 맞는 학습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물병 사이즈의 휴대용 수력발전기를 개발한 이노마드(Enomad)는 2016년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킥 스타터’를 통해 펀딩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까지 약 5억8천만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부산의 조력발전소에서 일을 하던 이 기업 대표는 전기가 없어서 고생하는 인도의 외진 곳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제품 아이디어를 얻었다.

해외로 눈길을 돌려보면, 프랑스의 ‘에그리쿨’은 재생에너지를 활용, 대도시에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 무농약 과일재배가 가능한 ‘스마트 컨테이너’를 개발했다. 물과 비료 사용을 90% 감소시켜 새로운 도시형 농업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지난해 말까지 43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대구시 내년초 청년소셜벤처 협의체 출범

이제 갓 청년소셜벤처에 눈뜬 대구의 예비창업가들은 서울의 성수동 소셜벤처밸리(250여개 집적)를 요즘 주시한다. 당장은 벤치마킹을 염두에 두지만 결과적으론 국내 유일의 소셜벤처 집적지인 이 곳을 뛰어 넘어야 한다. 서울 성수동에는 고용노동부의 소셜캠퍼스 온(溫), 서울 성동구청의 소셜벤처 허브센터, 민간의 ‘헤이그라운드’를 중심으로 소셜벤처 창업공간·시제품 제작·제품 전시공간이 구축돼 있다.

비수도권 중에선 대구, 대전이 소셜벤처육성에 큰 관심을 가진다.

대구시는 청년소셜벤처 생태계조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청년 소셜리빙랩(Social Living Lab)’ 사업을 시작했다.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일종의 ‘생활 속 실험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재 150여명(38개팀)의 청년들이 소셜벤처창업의 꿈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대학 자원을 연계한 ‘대학 리빙랩’과 대학생 100여명이 참여하는 ‘소셜리빙랩’을 주제로 한 KT&G 상상마케팅 스쿨도 가동 중이다. 소셜벤처붐을 대학가로 확산시키기 위한 방편이다.

대구에도 눈여겨볼 소셜벤처들이 제법 있다. <주>벙커하우스(대표 이민욱)는 노후된 빈집을 찾아, 새집으로 리모델링 후 셰어하우스로 활용한다. 도심 노후화와 청년주거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지역에 총 7개의 공유형 주거 공간을 임대 중이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소셜벤처 사업화지원대상업체로 선정된 <주>투아트(대표 조수원)의 경우, 올초 인공지능 기반 시각장애인 음성안내 앱 ‘설리번’을 개발하면서 일반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소셜벤처로 변신했다. 지난해 초 개발팀 직원의 친구가 뇌종양 수술 후 갑자기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 2등급을 받게 된 것을 계기로 시각장애인용 정보통신 보조기기에 관심을 가졌다. 대구시는 내년 초 청년소셜벤처 기업가들이 대학, 민간 유관기관과 협업할 수 있는 ‘민·청·관 협의체’를 출범한다. 소셜벤처 지원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해서다.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장은 “창업 트렌드는 첨단기술중심에서 점차 생활혁신·사회혁신·지역혁신 등 소셜벤처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지원역량을 집중시키고, 연계를 강화하면 지역밀착형 창업가들이 대구에 많이 안착해 성공적 청년 일자리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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