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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스케치] 대구 도심 ‘박정희 전시관’ 누가 만들었을까…

2018-12-13

동대구역환승센터 인근 4월 개관
임재현 ‘박대통령정신…’ 총재
“신념 지키려” 사비 들여서 운영
전시관 보는 시민 반응 엇갈려
“더 커졌으면”vs“배울 것 없다”

[Y스케치] 대구 도심 ‘박정희 전시관’ 누가 만들었을까…
12일 오전 ‘박정희대통령정신가르치기’ 임재현 총재가 박정희 대통령 역사전시관 내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2일 오전 11시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건너편 한 빌딩. 이 건물 5층에는 뜻밖에도 ‘박정희 대통령 역사전시관’이 운영되고 있었다. 인근 주민과 행인 대다수는 전시관이 언제부터 운영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이곳을 지난다는 이희정씨(여·42)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박정희 대통령 전시관이 생겨 있었다. 누가, 어떤 이유로 만든 것인지 항상 궁금했다”고 했다.

건물 입구 입간판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문구와 함께 연락처가 남겨져 있다. 관람을 하려면 전화로 요청해야 한다. 안내번호로 전화를 걸자 전시관 대표인 임재현 박정희대통령정신가르치기 총재(71)가 받았다. 그는 전시관 인근에서 40년째 서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전시관은 지난 4월 처음 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임 총재에게 입장료 1만원을 지불하고 264㎡ 면적의 전시관에 들어섰다. 벽면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태어난 1917년부터 사망한 1979년까지 일대기를 연도별로 정리한 사진 수백점이 전시돼 있었다. 관련 서적 90여 권과 벽에 걸린 ‘국민교육헌장’도 눈에 띄었다. 전시관 한편에 마련된 교육실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임 총재는 전시 사진뿐 아니라 5·16 군사정변, 경부고속도로 준공, 10·26 사태 등을 설명하며 “박 대통령이야말로 구국의 영웅이다. 업적이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미사여구를 쏟아냈다.

전시관은 임 총재가 땅을 담보로 대출 받아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월세·대출이자 등 전시관 운영에 한 달 평균 500여만원이 들지만 신념을 지키기 위해선 어쩔수 없다고 한다. 그는 “57세라는 늦은 나이에 고교에 입학해 역사를 공부하다 보니 박 대통령이 잘못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면서 “가족의 만류와 계속되는 적자에도 나라가 좌경화하는 것을 볼 수 없어 전시관을 마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총재는 최근 ‘박정희 기념달력’ 판매도 시작했다. 전시관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그는 “매주 목요일 정기 전시회를 열 때는 10~20명 관람객이 있지만 평소엔 관람객이 적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박정희대통령 역사전시관’에 대한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직장인 김동균씨(54·대구 동구)는 “이왕 전시관을 운영할 거면 더욱 큰 규모로 했으면 좋겠다. 박 대통령에 대한 공과는 이를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시관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신재영씨(여·24·대구 수성구 만촌동)는 “박정희·박근혜 대통령 부녀로부터 배울 게 없는데 전시관은 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이 곳을 지날 때마다 눈에 띄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글·사진=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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