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9(금)

[전문의에게 듣는다] 면역항암제

| 2019-02-12 08:07:46

“3세대 항암제, 인체 면역체계 활성화로 암세포 공략”


3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몸 속에 있는 면역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와 달리 독성 부작용 우려가 없고 치료 효과도 뛰어나다.
새해는 기해년 돼지해이다. 많은 사람은 새해 소망 중 하나로 ‘건강’을 꼽는다. 건강. 사람들은 건강이 당연해 관심을 가지지 않지만, 정말 절실하게 건강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힘겨운 병마, 특히 암과 싸우는 환자들이다. 10년 전에 비해 높아진 암 환자 생존율, 하지만 두려움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암(癌)은 앎이다’라는 말이 있다. 건강할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을 아픈 몸을 통해 새롭게 배운다는 의미다. 암 치료 성적이 많이 발전해서 암에 걸려도 70% 이상의 환자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1세대 항암제, 정상세포까지 손상시키는 심한 부작용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 이용…독성 없고 효과 뛰어나
장기간 약효 유지해 4기 암환자 10년이상 생존율 높여
일부 암 치료에만 건강보험 적용…비용이 가장 큰 문제



영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경희 교수
◆항암약물치료, 3세대 면역항암제의 등장

1960~70년대는 1세대 세포독성항암제 시대로 세포독성물질로 암세포를 공격해 사멸시키는 치료였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도 손상을 주는 부작용이 심한 치료였다. 1999년 등장한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의 특정 물질을 목표로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적었지만 내성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처럼 그동안의 일반 항암치료는 세포독성 항암치료든 표적치료든 간에 기본적으로 암세포를 공략하는 치료였다.

반면 3세대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암세포와 싸우게 하는 치료법이다. 면역항암제는 몸 속에 있는 면역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와 달리 독성 부작용 우려가 없고 치료 효과도 뛰어나 암 치료제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사람의 몸에는 자신을 치유하는 자연의 힘이 갖춰져 있고, 의사가 개입하지 않아도 병은 낫게 되어 있다’며 면역의 힘을 강조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면역항암제

사이언스지는 2013년 ‘올해의 연구’로 면역항암제를 선정했다. 2015년 91세에 뇌종양 수술을 받았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면역항암제 처방을 받고 전문가들은 ‘카터 전 대통령의 뇌종양이 완치된 것은 최근 의학의 획기적인 발전 덕택’이라고 했다. 또 2018년도 노벨 생리·의학상이 면역항암제의 원리를 밝힌 2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가면서 면역항암치료에 대해 많은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면역관문억제제’를 말하며 그 약의 핵심에는 인체 면역세포인 ‘T세포’가 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강화시켜 스스로 암세포를 공격하게 해 치료 효과를 보는 것이다. 백신으로 한 번 면역을 가지게 되면 오랫동안 면역이 생기는 것처럼, 면역관문억제제로 암에 대한 면역을 한 번 활성화하면 오랫동안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면역항암제, 암환자의 장기 생존율 높여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4기 폐암 환자들 중 약 20%의 환자가 10년 이상 산다는 데이터를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고 혁신적인 일”이라면서 “면역항암제가 오랫동안 효과가 유지돼 반응이 좋은 환자는 완치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면역항암제는 암환자의 장기 생존율은 물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물론 면역항암제에도 부작용은 있다. 면역관문억제제의 경우 활성화된 면역세포로 인해 일종의 자가 면역 질환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면역항암제 부작용은 100명에 1∼2명 정도로 굉장히 적어 문제를 조금 더 빨리 찾아내고 적절히 조치한다면 충분히 조절 가능한 부작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실 면역항암제의 문제점은 따로 있다. 바로 ‘가격’이다.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건강보험은 비소세포폐암·흑색종·요로상피암에만 적용되고, 그중 흑색종만 1차 치료부터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암은 이미 만성질환이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치료가 질병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듯, 항암치료도 암이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조절하는 방식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전망된다. 특히 면역항암제는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의 다른 만성질환과 같이 암을 가지고 오래 생존하는 치료전략으로 가야 한다.

영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경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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