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7(화)

[동대구로에서] 승리의 명당 고성동

| 2019-06-12 08:25:22

야구명문家 삼성라이온즈

고성동 홈구장서 ‘왕조역사’

2016년 라팍 가선 곤두박질

올해 고성동 이사 대구FC

여러 ‘기적’이루며 승승장구

유선태 체육부장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했다. 대구를 연고로 한 삼성라이온즈의 홈 구장은 대구시 북구 고성동에 있는 시민운동장 야구장이었다. 삼성은 2015년까지 이곳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며 영광의 역사를 썼다. 한국시리즈를 여덟번 제패했고 아홉번이나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부터는 정규시즌 5연패, 한국시리즈 4연패하는 등 2010년대 초·중반에는 왕조로 군림했다. 왕조시절이던 2013 시즌 윤성환, 배영수, 장원삼, 차우찬이라는 토종 10승 투수 4명을 배출했다. 2011~2013년까지의 불펜진은 말그대로 ‘난공불락’이었다. 2012년 5월24일 롯데전부터는 7회까지 리드한 경기서 단 1패도 없이 무려 130연승을 달성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고성동 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쓰던 마지막해인 2015년,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삼성은 내친김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렸고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터졌다. 선수들의 도박루머가 퍼지며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제외됐고 팀 전력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결국 두산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고성동 야구장은 33년간 자신과 동고동락했던 삼성을 그냥 놓아주길 거부한 것일까.

이듬해인 2016년 시즌부터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 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삼성은 3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 올해도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에는 조금 버거워 보인다. 올 시즌마저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하면 팀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무산이라는 불명예가 만들어진다.

대구FC는 2002년 월드컵 붐에 힘입어 창단된 한국 최초의 시민구단이다. 홈 구장은 대구스타디움(구 대구월드컵경기장)이었다. K리그에 첫 참가한 2003년, 12개팀 가운데 11위를 차지했다. 이후 2013년까지 한자리 순위를 차지한 횟수가 2회에 그칠 정도의 만만한 팀이었다. 급기야 2014년에 2부리그(현재 K리그2)로 강등돼 3년간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2017년 극적으로 1부리그(K리그1)로 승격됐지만 강등 1순위였다. 그러나 시즌 막판, 젖먹던 힘(?)까지 낸 덕분에 리그 8위로 K리그1에 잔류할 수 있었다.

대구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해이자 고성동 전용구장(DGB대구은행파크) 시대를 한 해 앞둔 2018년. 그해도 강등 0순위였던 대구에 극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월드컵 브레이크(5월14일~7월6일) 이전 14라운드를 마쳤을 때 대구의 성적은 1승4무9패로 리그 12개팀 가운데 꼴찌였다.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 석 달 동안 대구는 완전 변신에 성공했다. 대구는 그 기간 17라운드를 치르면서 9승2무6패를 기록했다. 급기야 사상 처음으로 한국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ACL) 첫 출전이라는 선물까지 받았다. 고성동 축구장은 자신과 함께 할 대구에 기(氣)를 불어넣어 준 것일까.

올해 고성동으로 홈 구장을 옮긴 대구는 말그대로 ‘일신우일신’하고 있다. 비록 목표했던 ACL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K리그1에서 4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프로축구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K리그1 1∼13라운드 대구의 평균 관중이 지난해보다 7천186명이 증가한 1만704명을 기록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대구는 구도(球都)로 불린다. 2018년까지 이 말이 야구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데 부정하는 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무게중심이 작은 공에서 큰 공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쯤되면 고성동 을 승리의 명당 이라고 불러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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