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90709.010210747300001

영남일보TV

“감기는 신체-외부 불균형 바로잡는 과정서 나타나는 증상”

2019-07-09

■ 한의학에서 보는 감기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라는 말이 있지만 요즘엔 시기에 상관없이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봄·가을이 짧아지면서 실내와 외부와의 온도차가 커지는 여름·겨울에는 콧물을 훌쩍거리거나 재채기를 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하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감기. 이러한 감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20190709

콧물·오한·발열·재채기 등 초기증세들
몸 바깥으로 나쁜 물질 배출하는 과정
피로 누적되고 영양분 섭취 부족하면
기침·몸살 이어지며 한두 달씩 가기도
한방선 증상제거보다 밸런스회복에 중점


한의학에서는 감기(感氣)를 인체가 외부에 대해 저항하는 행동으로 이해한다. 감기는 급성비염·급성인두염·급성기관지염 등을 통칭하는 감기증후군의 사전적인 정의다.

하지만 보통 콧물·코막힘·재채기·기침·가래·발열(發熱)·오한(惡寒)·식은땀 등의 증상 중 한두 개가 섞여있는 것을 감기라고 부른다. 이러한 증상들을 잘 살펴보면 대부분이 인체 내부에서 외부로 배출하는 과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코막힘은 외부와의 차단, 콧물은 코에서 분비액이 나와 외부물질을 걸러내는 과정이며, 기침과 재채기 또한 내뱉는 과정이다. 또 땀을 내게 하는 것도 내부에서 외부로 밀어내는 과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초기 감기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으슬으슬 춥거나 콧물·코막힘·재채기 등으로 시작하는 경우다. 보통은 이러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혹은 금방 나을 것이라고 생각돼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이후 피로를 제때 풀지 못하거나 좋지 않은 환경에 계속 노출된 경우 감기가 가라앉지 못하고 심화돼 1~2일 이후에 얕은 기침·가래, 심한 경우 발열·몸살 등의 증상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이 시기에 약을 먹게 되며, 약을 먹고 푹 자고 나면 깊은 기침·노란 콧물 혹은 노란 가래 등의 증상을 보이며 3~4일 정도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낫게 되고, 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경우엔 이러한 증상을 반복하며 2~3주에서 길게는 1~2개월까지 진행하기도 한다.

결국 감기란 인체와 외부의 균형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이 과정을 잘 조절하면 얼마든지 빨리 나을 수 있다. 오랜 옛날부터 한의학은 감기를 인체와 외부의 상호작용이 어긋나 생기는 증상으로 보았으며, 이러한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감기를 치료해 왔다.

오한·콧물·코막힘·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감기는 아직 외부의 사기(邪氣-외부의 나쁜 물질, 알레르기 항원)가 인체 내부로 들어오려 하는 과정이다. 이 시기에는 피로를 풀어주거나 영양분 섭취를 늘리는 등 인체가 감기를 이겨내는 힘만 북돋워주어도 쉽게 나을 수 있다. 몸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생강차·유자차 등도 효과가 있으며, 파뿌리를 달여 먹어도 좋다.

감기가 조금 진행돼 기침·가래·발열·몸살·두통 등이 나타나는 것은 외부의 사기(邪氣)가 인체 내부로 많이 들어오기 시작한 경우다. 이럴 땐 피로를 푸는 것만으로는 잘 낫지 않는다. 종합감기약의 대부분은 이 시기에 초점을 맞춰 조제한 경우가 많다.

몸살이나 발열 등의 심한 증상은 없으나 감기가 제대로 낫지 못해 깊은 속기침을 계속하면서 약간의 가래를 동반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만성기관지염으로 발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같은 증상을 반복하면서 낫지 않게 되는데,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이유로 제대로 처치하지 않으면 잦은 기침으로 인한 염증으로 인해 폐렴까지 유발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감기를 ‘한방’에 치료하려고 하지 않는다. 즉 한방에서 감기란 평소와 다른 환경 변화(체온, 과로, 스트레스, 과식 등) 때문에 생리 작용이 불균형해진 몸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생기는 증상들로 본다.

감기로 인해 생기는 몸살·콧물·기침·재채기 등은 몸을 회복시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기 때문에 그 증상들을 없애는 것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증상을 없애는 데 집중하는 대신 몸을 빨리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한방 치료가 근본 치료라고 하는 이유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대한한의사협회

기자 이미지

홍석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