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6(월)

[영남타워] 대한민국은 과연 공평한가

| 2019-09-12 08:38:06

조진범 경제부장

“정말 이민가고 싶다.” 요즘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뉴스 보기가 짜증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들 한다. ‘집단 스트레스’의 늪이 깊어지는 모양새이다.

대한민국의 집단 스트레스는 ‘정치’ 때문이다. 정치가 대한민국을 만신창이로 만들고, 국민을 열받게 하고 있다. 만신창이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때 했던 말이다. 온몸이 성한 데 없는 상처투성이라는 뜻이다. 스스로 만신창이가 됐다고 했던 조 장관은 ‘정의’를 상징하는 대한민국의 법무부 장관이 됐다. 정의와는 동떨어진 일이다. 대한민국이 만신창이가 된 데는 정치인들의 공감 능력 부족 때문이다.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언행이 일상화되고 있다. 기가 찰 노릇이다. 공감 능력 부족은 인식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도 된다.

조국 장관만 해도 그렇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지난 6일 당시 조국 법무무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비판을 받는 것은 진보인사라서가 아니라, 언행불일치 때문이다.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대해 동문서답으로 상처준 것에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금 의원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조로남불(조국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용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보수정권 시절 얼마나 정의에 찬 말을 많이 했던가. 금 의원은 “조 후보자는 소셜네트워크에 우리 편과 남의 편 편가르기를 하는데, 편에 따라 잣대가 달라지는 것은 공정해야 할 법무장관으로서의 큰 흠”이라고 했다. 젊은이뿐 아니라 국민들이 똑같이 느끼는 감정이다.

대통령의 인식 체계도 좀 이상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을 임명하면서 “의혹만으로 임명을 안 하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의 생각은 정반대이다. ‘나쁜 선례’를 만드는 것은 대통령이라고 여긴다. ‘나쁜 선례’ 장면은 또 있다. 대통령은 지난 10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조 장관을 비롯해 6명의 신임 장관들이 참석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조 장관 딸이 허위로 인턴 증명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 국민들을 약올리기로 작정한 듯하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 정치, 외교, 안보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오죽하면 ‘달나라 인식’이라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대통령의 경제 인식이 논란을 일으킨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기초체력, 평화경제가 대표적이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을 근거로 들었다. 경제전문가로 통하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이 만든 가짜뉴스”라고 일갈했다. 기초체력이 튼튼하다는 것은 유 의원의 말처럼 모진 풍파가 몰아쳐도 견디는 힘이다. 실제는 어떤가. 우리나라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등 외적인 환경 변화에 쉽게 흔들린다. 막연히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도 문제지만, 근거없는 낙관론도 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대통령은 또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 남북 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에 놀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내일(13일)이 추석이다. 대통령은 추석 메시지로 “보름달이 세상을 골고루 비추듯이 국민 모두에게 공평한 나라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절로 한숨이 나온다. ‘공평’은 어느 쪽으로도 치우지지 않고 고르다는 뜻이다. 우리 편이나 남의 편이나 상관없이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게 공평이다. 대통령은 취임 당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 정말 그런가. 조진범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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