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일)

[초등맘 상담실] 부모·아이가 함께하는 가족여행

| 2019-09-16 07:54:55

“아이가 주인공 되는 여행지 찾아 ‘추억통장’ 채워줘야”

여행을 하면서 아이들은 자립심, 사회성을 배운다. 학생들이 체험활동을 하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요즘 아이들은 중학생만 되면 부모보다 더 바쁘다. 주말에도 공부, 봉사활동 등을 하느라 시간이 없다. 그렇기에 아이가 바빠지기 전 가족 여행을 통해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추억 통장’을 초등학교 시절에 든든하게 채워 놓는 게 좋다.

Q. 아이가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부모의 역할 중 하나가 자녀가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 만들어진 문화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가치관도 완성해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하고 나면 아이들도 시야가 넓어지고 가치관에 변화가 옵니다. 생각하는 힘도 크고 강해집니다. 여행의 가장 큰 교육적 효과입니다.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은 교육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 됩니다.


여행은 다양한 경험 쌓는‘서서 하는 독서’
아이가 하고싶은것 반영 적극 참여케하면
복합지능 발달하고 세상 보는 시야 넓어져



Q. 아이와 주제가 있는 국내여행을 하고 싶어요.

A: 김용택 시인의 ‘콩, 너는 죽었다’라는 시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콩타작을 했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 또르르 굴러간다’ 이 시를 아이들과 읽으면서 섬진강에 대해 이야기 해본 적이 있습니다. 섬진강을 둘러싼 자연이 김용택이라는 시인과 이 시를 탄생시켰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를 여행할 때는 문학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권해주고 싶습니다. 감수성은 문학을 통해 연마되는데 요즘 아이들은 문학도 주입식으로 배우고,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한 공부로 생각해서 안타깝습니다.

여행은 서로의 마음을 여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일단 여행을 떠나면 자연스럽게 함께하는 시간이 만들어지고, 그 시간 속에서 진솔한 대화가 오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여행지에서 지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도 있고, 평소 말하기 꺼려졌던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기도 합니다.

Q. 아이들과의 여행계획은 어떻게 하면 좋나요.

A: 2018년 8월12일 SBS스페셜이라는 교양 프로그램에서 ‘아이와 여행하는 법’을 방영했습니다. 다섯 가족의 여행이야기가 나오는데 개그맨 정종철씨의 가족이 나옵니다. 정씨는 아이들과 종종 해외여행을 다닙니다. 아이들과 지금까지 다녔던 여행 이야기를 나눴지만 아이들은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이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주려고 열심히 다녔는데 아이의 대답은 “몰라”입니다. 우리도 열심히 계획해서 여행을 다녀왔는데 시간이 지난 후 물으니 “그냥 그랬어요”하는 대답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인상 깊었던 한 가족에게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가족은 딸이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여행을 다녔습니다. 이 가족은 딸이 궁금해 하는 것, 해보고 싶은 것을 하러 다녔습니다. 딸이 산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어 보고 싶다고 하면 자연의 소리를 들으러 갑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짜증 한번 내지도 않고 본인이 짐도 다 쌉니다. 자기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하러 가기 때문일 겁니다.

이 가족은 어떤 곳으로 여행을 갈지보다 뭘 할지를 먼저 정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맞는 여행지를 결정합니다. 그러니 여행의 주제가 생기고, 하고 싶은 것을 하니 가족이 모두 여행을 즐깁니다. 아이의 의견을 반영해서 계획을 짜고, 준비할 때 일부라도 아이가 함께하고, 여행가서 작은 것이라도 아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Q. 여행이 아이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A: 카이스트 인공지능연구소장 이수영 교수는 여행은 두뇌발달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도전하며 복합지능이 발달하고 여행가서 얻은 정보와 함께한 사람과 결합되어 유대관계가 형성됩니다. 대한민국여행작가협동조합 이사장 이동미씨도 아이들에게 여행은 세상을 살아가는 무기를 장착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어려움도 겪고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여행은 보물 상자입니다. 거기 담기는 것은 인연, 쉼, 추억, 행복 등 아주 귀한 보물들입니다. 우리의 삶이 이렇게 보물 상자인데도 똑같은 일상 때문에 잘 모르다가 여행을 떠나 잠시 멀리서 보면 알게 됩니다. 이런 여행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합니다. 그러니 아이들과 여행을 한다면 작게라도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볼 수 있게, 여행가는 아이들이 그 여행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여행계획을 짜보길 바랍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 도움말=김상만<대구교대 대구부설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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