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제 날이 쌀쌀해 솜이불을 꺼냈다. 오늘은 솜과 질량 이야기를 해보자. 올해는 130년 만에 질량의 정의가 바뀐 중요한 해이기도 하니 같이 생각해보기로 하자.
‘솜이 무거운가? 쇠가 무거운가?’ 하면 모두들 쇠가 무겁다고 답한다. ‘솜털처럼 가볍다’는 고정관념 탓이다. 정말 그러냐고 거듭 물으면, 그제야 조건이 부족함을 알아차린다. 그렇다. 쇠로 만든 바늘과 솜으로 만든 이불은 어느 쪽이 더 무거운가? 이제 질문을 ‘솜 1㎏과 철 1㎏은 어느 쪽이 더 무거운가?’로 바꾸어보자. 같은 값이니 같은 게 당연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어떤 조건에서 어떤 저울을 사용해 측정한 값인지, 또는 두 물체의 질량을 어떻게 비교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가장 큰 요인은, 공기가 있는 방과 진공의 방 안에서 재는 것은 공기의 부력 때문에 달라질 수 있으며 인공위성 속인지 지구표면인지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물속에 들어가면 몸이 약간 떠오르는 느낌을 받는데 이것은 몸에 의해 밀려난 부피 만큼에 해당하는 물 무게가 부력으로 작용해서 몸을 떠받치기 때문이다. 공기의 부력은 물의 부력보다 1천분의 일밖에 안되어 잘 못 느끼지만 분명 작용하고 있다. 같은 부피일 때, 철은 공기의 약 8천 배 더 무거워 공기의 부력이 큰 의미가 없지만 솜은 서른 배 정도이므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공기 중에서 솜을 용수철저울로 측정하면 진공에서보다 3% 정도 작게 측정된다는 의미이다.
자, 이제 같은 질량의 솜과 철을 따져보자. 먼저, 진공 속에서 양팔저울을 이용해서 한 쪽에 1㎏의 추를 올리고 다른 쪽에 솜을 조금씩 올려보자. 양쪽이 평행이 되는 순간 솜의 질량은 추와 같아진다. 이렇게 만든 같은 질량의 솜과 철을 진공에서 꺼내 실험실의 양팔저울에 올리면 어떻게 될까? 솜은 철보다 부피가 훨씬 크기 때문에 공기부력을 더 많이 받아 저울은 철 쪽으로 기울어진다. 반대로 공기 중에서 1㎏의 솜과 철을 만든 후 진공의 방 속에서 양팔저울에 올리면, 반대로 솜 쪽으로 기울어진다. 공기 중에서 솜이 추와 평행을 이루려면 사실은 42g정도 더 무거워야 공기의 부력 효과를 지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정밀한 측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질량을 어디에서 어떤 기구로 쟀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1㎏이라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원래 1㎏은 4℃의 한 변이 10㎝인 정육면체인 물을 기준으로 정한 것이다. 그 후 1889년, 물 대신에 백금과 이리듐 합금으로 표준 1㎏을 만들었다. 이 ‘킬로그램원기’는 여러 나라에 보급되어 이것을 기준삼아 저울을 만들어서 사용해왔지만 100여 년을 지나면서 킬로그램원기들이 미세하게 달라졌다. 그래서 올해 5월20일에 플랑크상수를 이용하여 새로운 정의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일반 사람들은 지금까지 써 온 저울은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또, 잘 알겠지만 무게와 질량은 다른 개념이니 구분해서 사용해야한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용수철저울이나 양팔저울은 무중력공간에서는 질량과 상관없이 둥둥 떠다니므로 쓸 수가 없다. 그때는 어떻게 질량을 측정할 수 있을까?
대구 경운중 교사

박종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