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91111.010180806450001

영남일보TV

[내 아이의 마음에 로그인 하기] 친구에게 관심이 없어요

2019-11-11
20191111

요즘 심리평가를 통해 아이들의 지능 및 정서상태를 살펴보면, 지능은 좋은데 유독 사회성 영역만 심하게 저하돼 있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의 대부분은 상황파악력이 떨어져서 친구가 왜 자신을 쳐다보는지, 친구가 자신의 머리를 때린 것이 장난인지 진심인지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그냥 툭 건드리기만 해도 때렸다고 오해하고, 다른 친구들끼리 이야기하는 것만 봐도 자기 흉을 보는 것 같다고 속상해 한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부모와의 애착관계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애착관계가 형성되는 시기에 아이의 욕구 또는 정서에 적절히 반응해 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자신을 알아가는 거울을 잃어버리는 셈이다. 또 아이들은 부모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배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욕구와 마음을 알아간다.

최근 상담센터를 방문한 다섯 살 된 아이는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혼자 노는 것이 더 좋다고 했다. 이 아이의 엄마는 결혼 초부터 부부갈등이 심해 우울감이 많았고, 양육 스트레스가 많아서 아동에게 집중하지 못했고, 혼자 놀게 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했다. 또, 엄마 기분이 괜찮을 때는 아이에게 친절하게 대해줬지만, 화가 나면 무섭게 야단을 치고, 체벌까지 했다고 했다. 이 엄마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육아서적도 많이 읽었지만, 현실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아이는 사회성 발달 초기에 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아이들은 두 돌이 되기 전에 부모가 어떤 사람이고,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알기 시작한다. 즉 부모와 좋은 관계를 맺은 아이는 인간관계를 즐겁고 행복한 것으로 인식하며 좋은 관계를 위해 애쓴다. 반면, 부모와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한 아이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힘들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아이들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경계하고 의심한다.

모든 부모는 아이를 사랑한다. 그러나 아이의 입장에서 정말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사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아이들이 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그렇게 얻은 힘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성 발달에는 아이 때 경험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부모가 사랑을 주어 아이의 마음을 안정되게 하고, 또래를 비롯하여 다양한 사람을 만나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과 진실한 관계를 맺는 것은 정신 건강과 행복에 필요한 기본 조건이다. 부모의 자상한 보살핌의 경험은 아이가 자라면서 관계를 맺는 능력, 타협하고 해결하고 훌륭한 사회구성원이 되는 능력, 그리고 동정심과 관심을 갖는 능력을 가지게 한다. 이는 사람들과 풍요로운 관계를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정수미 <허그맘 대구센터·미술치료학 박사>

기자 이미지

박종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