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8(일)

경부고속철 대구 도심 지하화, 논란의 불씨 커진다

| 2019-12-02 07:09:44

市, 재추진 의지…6천억 들여 끝낸 지상정비 ‘정면배치’

사업 진행되면 기존 지하차도·녹지공간 등 매몰될 우려

市 “가급적 시설 활용…정부 타당성용역 결과보고 판단”


대구 태평지하차도가 지난달 29일 완전 개통돼 차량들이 통행하고 있다. 이번 태평지하차도 개통은 만성적인 교통정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나머지 측면도로 등 부대사업도 오는 12월 완료돼 2009년 6월부터 10년간 추진한 ‘경부고속철도 대구도심구간 건설사업’은 최종 마무리된다. (영남일보 DB)
내년도 국비 증액대상사업에 포함돼 있는 ‘경부선 및 경부고속철도 대구 도심통과구간 지하화’ 사업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하화 대신 지상화를 전제로 지난 13년간 수천억원을 투입해 진행한 경부고속철도 주변 정비사업(서구 상리동~수성구 만촌동·11.5㎞)이 모두 마무리된 것과 정면 배치되기 때문이다. 지상화에 따른 철로 정비사업의 수혜는 입으면서 다시 지하화로 가겠다는 게 설득력이 있겠느냐는 것. 그러나 대구시는 지역단절 해소 및 균형 개발 등을 위해 지하화는 꼭 필요한 사업으로 보고 내년에 사전 타당성용역비(35억원)를 증액해달라고 국회 및 정부에 요구해 놓은 상태다.

1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경부선 및 경부고속철도 대구 도심통과구간 지하화사업(서대구고속철도역~동대구역·14.6㎞)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상임위)를 통과해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소위에 계류돼 있다. 감액사업 심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이 사업의 사전 타당성용역비 증액여부는 이달 중순 이후에나 결정될 전망이다.

경부고속철도 주변정비사업으로 대구에는 서평지하차도(신설)를 비롯해 총 8개의 지하차도가 정비됐다. 동대구역 주변 성동고가교도 새로 건립됐고, 효목교 및 비산보도육교도 단장됐다. 철도주변 인근 사유지를 대거 매입, 녹지공간도 확보됐다. 이 정비사업에는 전액 국비(6천628억원)가 투입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의 지지를 얻어 지하화사업이 진행되면, 기존 정비한 지하차도 등 일부 시설을 다시 매몰시켜야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대구시 측은 “가급적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다. 경부선과 경부고속철도선을 함께 지하화하면 최근 정비된 지하차도보다 훨씬 밑에 철로가 깔리게 된다”면서 “일부 지하차도를 평탄화할 수도 있지만, 만약 그렇게 되면 철로 주변을 따라서 자칫 연속성을 띠어야 할 녹지공간이 단절될 수 있다. 그 부분을 진중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2006년 8월 경부고속철도선 지하화→지상화로 변경된 기본계획을 확정할 때까지 지역에서 왜 반대하지 않았느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당시 공론화과정을 거쳤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당초 정부가 경부선과 경부고속철도선을 함께 지하화로 하자고 했다면 당연히 동의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사업비 부담 때문에 고속철도 지하화(사업비 1조3천억원 추정) 카드만 꺼내들었다”면서 “슬럼화된 경부선 주변을 그냥 둔 채 고속철도만 지하화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대구시가 재추진하는 경부선·경부고속철도 동시 지하화 사업은 예산 규모(8조700억원)가 커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시는 일단 정부차원의 타당성 용역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공통 현안을 안고 있는 대전 등 타 지자체의 상황도 지켜본 뒤 사업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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