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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이르면 올해 내 배출량이 처리용량 초과 ‘비상’

2019-07-23

의료폐기물‘대란’임박
2015년 메르스사태 후 발생량 급증
업체들, 초과반입하다 적발되기도
용량증설 나섰지만‘님비’에 실패
의료계, 공동발주 등 자구안 모색

20190723
대구 달성군의 한 창고에서 발견된 불법보관 의료폐기물들. <아림환경증설반대추진위원회 제공>

의료폐기물 배출량이 급증한 것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이후다.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1회용품 사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함께 정부가 의료폐기물 불법 배출을 강력하게 단속하면서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현재 의료폐기물은 소각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전국에서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을 갖춘 병원은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분당서울대병원 등 2곳뿐이며, 나머지는 별도의 처리업체에 위탁을 맡기고 있다.

의료폐기물 증가세를 감안할 때 의료폐기물 처리업체가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은 곧 한계에 도달할 전망이다. 산술적으로는 이르면 올해나 내년 중 의료폐기물 발생량이 소각용량을 넘어서게 된다.

◆한계치 넘은 지역의 의료폐기물 처리 능력 하늘의 별따기 소각장 증설

지역의 의료페기물 업체들은 수익확대를 위해 전국적인 범위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 때문에 처리 능력 이상의 의료폐기물을 들여와 지역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하루 평균 55t의 의료폐기물을 소각하는 아림환경은 회사가 있는 고령뿐만 아니라 상주, 구미, 김천, 경남 김해와 통영 등 모두 12곳의 창고에다 1천240여t의 의료폐기물을 불법으로 보관해 오다 최근 대구지방환경청에 적발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의료폐기물 업체들이 소각장 증설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지역의 한 업체는 소각용량을 100t 규모로 증설하려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해당 군의회도 소각장 증설 반대 결의문을 채택해 주민들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전국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14곳 중 소각용량이 가장 큰 경주의 한 업체도 하루 소각용량을 기존 96t에서 120t으로 늘리는 소각용량 증설을 추진하다 주민 반대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의료폐기물 처리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도 소각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전남의 한 업체를 제외하고는 성공 사례가 없다"면서 “때문에 업체마다 대형병원을 제외한 소규모 병의원을 대상으로 반입량을 줄이거나 기간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생량 축소·공동입찰 등 해결책 고민해야

이처럼 의료폐기물 배출량이 소각량에 육박하자 이를 빌미로 처리업체들이 병의원에 비용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다.

대구시의사회가 지역 의료폐기물 운반업체 8곳을 대상으로 비용 인상 예정을 문의한 결과 응답한 8곳 중 5곳이 20~100% 인상 계획을 갖고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의사회 관계자는 “업체들이 의료폐기물처리비용을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올릴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관련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회원 중 병원 경영에 영향을 받는다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당국은 소각용량 확대가 여의치 않자 의료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회용 기저귀다. 그동안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일회용 기저귀는 감염병 여부와 상관없이 의료행위가 이뤄진 경우라면 의료폐기물로 분류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감염병 환자 등이 사용한 일회용 기저귀, 혈액이 묻은 일회용 기저귀만 의료폐기물이 된다.

의료폐기물 중 일회용 기저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수준이긴 하지만 대부분 요양병원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정책 효과가 길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현재의 증가 수준을 감안했을 때 의료폐기물 대란을 2~3년 연기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평가다.

공동구매에 대한 논의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립서북병원 등 서울시 산하 3개 공공병원은 의료폐기물 위탁처리 용업사업 공동 발주를 검토했다. 통합계약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대구 메디시티협의회도 업계 반발 등으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회원병원 공동사업으로 의료폐기물 공동 발주나 소각장 건립 등을 검토한 바 있다.

홍석천기자 honh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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