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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초선의원 4명 ‘빛바랜 삭발투혼’

2019-09-20

당 지도부 자제 의견에도 강행
“총선 공천용” 부정적 평가 많아
“이제 새로운 투쟁전략 찾을 때”

자유한국당 경북지역 초선 의원 4명이 19일 집단 삭발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자제’ 의견을 낸 상황에서 삭발이 이뤄져 삭발의 적절성을 놓고 지역 정가에서 적잖은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김석기(경주), 장석춘(구미을), 최교일(영주-문경-예천), 이만희 의원(영천-청도)은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송석준 경기도당 위원장과 함께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삭발식에 앞서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은 뒤 삭발식을 진행했다. 5명 동시에 삭발이 이뤄졌고 이들 앞에는 ‘근조(謹弔) 자유민주주의’ ‘국민명령 조국사퇴’ ‘헌정농단 조국파면’ 등의 피켓이 놓였다. 10분 여 만에 모두 삭발이 이뤄졌고 삭발 후 발언을 통해 조 장관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석기 의원은 “문 정권의 폭정과 오만, 독선을 우리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고, 이만희 의원은 문 대통령을 향해 “얼마나 더 국민의 분노에 귀를 닫고 눈 감을 것인가. 국민 명령에 따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삭발식 후에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현장을 찾아 “큰 결심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의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선 이번 삭발에 대해 긍정보다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전날 당 지도부는 삭발을 자제하고 국회에서 선거제 개혁 등 패스트트랙 문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경북(TK) 지역 한 재선 의원은 “회동에서 황교안 대표 본인이 의원들을 대표해 삭발한 것으로 하고, 이제는 패스트트랙 문제 처리가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패스트트랙) 결과에 따라서 의원 전체 삭발 또는 의원직 총사퇴 등으로 ‘투쟁 카드’를 남겨놓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제는 삭발 분위기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당 지도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경북 지역 의원들의 삭발식이 진행되면서 일각에서는 경북도당과 당 지도부가 ‘엇박자’를 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날 삭발식 개최에는 한국당 경북 의원들 간에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전날 한국당 경북도당이 언론에 뿌린 삭발 의원 명단에는 백승주 의원(구미갑)이 포함돼 있었으나 이날 삭발식에 불참했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본인 의사 확인 없이 (명단이) 나간 것”이라며 도당 측에 화살을 돌렸다.

당 일각에선 이들 의원의 삭발에 대해 ‘공천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현역 물갈이론’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도부 ‘눈도장 용’ 삭발은 이제 중단하고 새로운 투쟁 전략을 찾아야할 때”라며 “당이 주최하는 장외집회가 아니라 시민들이 주도해 참석하는 집회에 한국당이 참석하는 방식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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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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