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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 칸막이 없애 맞춤형 인재 양성

2019-07-22

‘교수 1명당 학생 1명’ 획기적 구상도
■ 경북대, 국내 첫 융합학과 내년 신설

경북대 융합학과 신설은 대표적인 대학혁신 사례로 향후 학제 간 융합연구 및 융합인재 육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대는 융합학과 신설을 위해 지난해 11월 ‘ITA(Industrial Technology Advances·산업기술 고도화)’ 분야 대규모 집단 융합연구체계를 구축하고, 교수 100여 명이 모인 ‘킥오프 미팅’을 가지는 등 차근차근 계획을 수립해 오고 있다.

학과·학부간 인적 교류로 융합연구 촉진
전국으로 확대땐 국가·기업 경쟁력 향상
김상동 총장 “세계적인 대학 성장 밑거름”


◆기존 학과 유지 문제 극복

현재 우리나라 대학운영에 갈등이 잠재돼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학과 신설, 통폐합 문제다. 지금의 학과(부)체계는 광복 이후 1990년대까지 형성된 것인데 21세기 들어 급변하는 인력수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대가 변하면 학과도 자연스럽게 새로 생기고 폐지되는 것이 순리이지만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학문이 시대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해 신설과 통폐합을 반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시각부터, 기존 학문의 기득권이 강해 학과 폐지가 쉽지 않은 문제가 얽히고설켜 있다. 때문에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학과 신설이 절실한데도 대학 학과 개편은 잰걸음을 보여 국가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와중에 경북대가 마련한 융합학과 신설안은 기존 학과체계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학과신설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정책으로 평가된다. 기존 입학정원이나 학과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 시대 국가와 지역사회가 원하는 융합학과 신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학년 이상 수료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기존 학과(부)와 정원은 그대로 유지돼 내부 반발을 줄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인재를 적기에 배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학제간 융합교육 물꼬

우리나라 대학교육에서 해묵은 문제 가운데 하나가 학문 칸막이다. 4년 동안 오로지 전공만 심화시켜 ‘전공바보’를 양산한다. 현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변화에 잘 적응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나서는 융합인재가 필요함에도 대학은 전공 칸막이에 막혀 시대요구와 동떨어진 교육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경북대 융합학과는 맞춤형 인재 배출이 가능할 정도로 학제간 교육 폭이 넓다. 현재 AI(인공지능), BST(의생명융합), 로봇, 신재생에너지(수소) 등 선정된 4개 융합학과 분야에는 관련된 10개 단과대학 소속 80여 명의 교수가 과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AI의 경우 의과대와 기계과, 전자공학과 등에다 인문사회분야 학과까지 함께 커리큘럼을 짜고 있다. 이처럼 여러 학과(부) 교수가 참여해 학과를 운영하는 것은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획기적이다.

이처럼 기존 여러 학과(부)가 참여하는 융합교육으로 학과(부)간 인적교류가 시작되면서 향후 학제간 융합연구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학제간 융합연구가 이뤄질 경우 기존 연구범위를 벗어난 획기적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경북대는 여기에다 1개 융합학과에 교수·학생 각각 20명으로 교수와 학생 비율이 1대 1인 획기적인 구조를 구상 중이다.

◆전국 대학으로 확산될 듯

지난 3월 경북대가 융합학과 신설을 건의했을 때 교육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융합학과 신설이 대학학사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세심히 고려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경북대 융합학과안을 검토한 교육부는 이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기존 학과체계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적기에 필요한 인재육성을 위한 학과 신설이 용이한 혁신적인 정책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융합학과 제도를 내년도 교육부 대학혁신정책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법령 정비와 함께 운영규정 등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의 방침대로 이 제도가 전국대학으로 확대 시행될 경우 국가와 기업이 원하는 다양한 인재육성이 가능해 기업 및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상동 경북대 총장은 “융합학과 신설은 경북대가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앞으로 융합교육과 융합연구를 통해 지역혁신역량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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