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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핫 토픽] 원기소정과 원기쏘

2017-08-18
[미디어 핫 토픽] 원기소정과 원기쏘
대한민국 대표 영양제로 인기 끌었던 원기소의 신문 광고.

1960년대 서울시 마포구의 대가족을 배경으로 한 국산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이 1992년부터 공중파 방송을 통해 방영된 적이 있다. 라면을 먹고 싶어도 꾹 참고, 고무줄 놀이 하고, 엿장수도 등장하는 그 시절의 장면들이 화면 가득했다. 힘들게 사는 그때였지만, 주인공인 초등학생 기영이가 즐겨 먹던 게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 영양제 ‘원기소’. 밥조차 배불리 먹지 못하는데 영양제까지 챙겨 먹는다는 건 그 시절의 사치일 수도 있다. 그래서 부잣집 아이들이 먹는 영양제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의약품 재평가 결과 서울약품공업의 원기소정 등 26개 제품에 대해 유용성이 입증되지 않아 시판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품목은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효능이나 효과, 용법, 용량 등에 대한 안전성이나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 못해 이날부터 전량회수 및 폐기되고 있다.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이 뉴스를 접한 중장년층 네티즌은 아쉬움이 컸다. “1970년대 허약체질 아이들한테 엄마들이 많이 먹였죠. 밥맛 좋아진다고 해서 저도 먹었던 기억 있어요” “어릴 적 할머니가 하나씩 주셨는데, 사탕 받아먹는 느낌이었죠” “동생이 비실비실해서 먹었는데, 동생이 먹은 것보다 엄마 몰래 내가 훔쳐 먹은 게 더 많았어요”라며 하나씩 추억을 꺼냈다. 하지만 이번 식약처의 발표는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시판금지 조치를 당한 서울약품공업과 회사 이름이 흡사한 서울약품<주>이다. 이 회사는 이날 종일 곤혹을 치러야만 했다. 뉴스가 나간 뒤 판매금지 조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 회사의 ‘추억의 원기소’ ‘원기쏘정’ ‘원기에스정’의 반품 문의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서울약품에 따르면 원기소정은 식약처 공부상에만 존재하는 품목이고, 서울약품공업은 실체도 없는 회사라고 한다. 따라서 약효 재평가 관련 공문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판매금지 처분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서울약품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원기소를 리뉴얼해 출시한 ‘원기쏘’는 일반의약품으로 약효 재평가는 물론 효능과 효과도 검증된 제품이고, 대형유통업체와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추억의 원기소’는 식약처로부터 건강기능성 제품으로 인정받았다”며 “이번에 발표된 원기소정의 서울약품공업과 서울약품은 완전히 별개의 법인”이라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국민영양제 원기소가 수십년 동안 국민을 속인 것같이 보도돼 현재 원기쏘를 판매하고 있는 회사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윤제호 뉴미디어본부장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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