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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금징어

2018-06-22

오징어는 명태와 함께 한국인의 식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수산물이다. 해물파전의 주재료이고, 무와 함께 넣고 끓이면 해장국으로도 그만이고 초장에 찍어먹는 회는 별미다.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오징어가 최근 몇년전부터 가격이 너무 올라 ‘금(金)징어’로 불린다. 국내 오징어 가격은 지난해 40%이상 폭등한 후 현재까지도 이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 국민 수산물인 오징어가 금징어가 된 이유는 중국 정부에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해양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정부가 전세계 어장에서 오징어 어획량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자원고갈, 가격급등, 수익성 악화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어선들이 엄청난 어획량을 올리는 원동력은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때문이라고 했다. 오징어는 수명이 1년 안팎으로 짧아 무리 이동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어종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세계 곳곳에 연구 선박을 보내고 인공위성까지 동원해 전 세계 바다에서 오징어 무리가 이동하는 상황을 포착, 자국 어선에 정기적으로 알려준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또 어선 대형화와 연료유 보조금 형태로 거액의 예산을 오징어 어선에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중국 오징어 어선들은 다른 나라 어선이 수지가 맞지 않아 조업하지 못하는 먼바다, 심지어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 인근 바다까지 진출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오징어잡이 배는 낚시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그물을 사용해 한꺼번에 대량으로 잡는 조업 방식을 사용한다.

중국의 이같은 오징어 남획은 세계 각국에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 오징어 어선이 몰려드는 바람에 지난해 한국의 오징어 어획량은 2003년보다 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의 어획량은 무려 73% 급감했다. 그 여파로 지난해 한국의 오징어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대만도 밀려드는 중국 오징어 어선으로 인해 어획량 급감과 가격 급등의 고통을 겪고 있지만, 중국의 위세에 눌려 항의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오징어를 수입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가격 급등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더구나 품질이 좋은 오징어는 중국 내에서 소비되는 바람에 이들 나라의 수입 오징어 질이 자꾸만 떨어지는 실정이다. 전 세계가 중국의 오징어 어획 문제에 대해 담판을 해야 할 날이 머잖은 것 같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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