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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도회지계 & 도광양회

2019-08-17

삼국지에는 촉한의 제1대 황제 유비(劉備)가 천하 제패의 속내를 감춘 처세술 ‘도회지계(韜晦之計)’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를 이뤘다는 내용이 나온다. 중국을 G2의 하나로 끌어올린 사자성어는 도광양회(韜光養晦)다. ‘칼집에 칼날의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1976년 9월 마오쩌둥이 세상을 떠나고 덩샤오핑이 실세에 올라 개혁과 개방을 선포하면서 중국 경제가 발전하더라도 속뜻은 숨기고 내실을 다질 것을 강조한 일종의 국가 전략이다. 유비의 도회지계를 롤 모델로 삼은 도광양회를 국가발전의 기초이념으로 정한 중국은 불과 40여년 만에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강대국이 됐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경제침략 카드를 꺼낸 지 보름이 지났다. 일본의 경제침략은 마치 전쟁도 불사할 정도로 양국 관계를 최악으로 내몰고 있다. 우리의 대일본 수입에서 전략물자 수입비중은 현재 40%나 된다. 일본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을 합친 총수입액은 28.8%인 157억달러라는 통계도 있다. 우리의 소재·부품·장비 자체조달률은 60% 중반이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와 같은 정밀산업의 자체조달률은 50%에도 못 미친다.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이 엄청나게 성장했음에도 대일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가진 일본이 경제침략의 무기로 삼은 것이다. 사실 기초과학 분야에서 우리와 일본의 차이는 크다. 한국과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비율은 0대 24이다. 수학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는 0대 3이다. 일본이 경제침략에 사용할 다음 무기는 특허소송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그렇다고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새로운 연구 개발에 필요한 의지와 저력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리는 IMF 외환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극복했고, 세계 4대 강국을 우습게 볼 정도로 국민 배짱도 두둑하다. 유비는 도회지계, 중국은 도광양회로 칼날을 갈았듯이 우리도 숨겨진 국가경쟁력의 칼날을 세워야 한다. 일본이 얄팍한 술수로 또다른 경제침략을 꾀하더라도 대한민국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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