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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단풍같은 마음으로 떠난 다섯 자매의 1박2일 단풍여행

2019-12-10 00:00

팔순 바라보는 첫째도 예순 코앞에 둔 막내도 ...김천 김숙희씨 자매 화려한 외출

20191210
김숙희씨 등 다섯자매가 단풍여행 중 선운산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셋째 정자씨는 개인 사정으로 이번 여행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계절 어디를 가도 지상낙원이지만 형형색색 단풍 구경만한 게 없다. 마음이 발그레해질지 모를 로맨틱한 단풍명소로 유람을 떠난 자매가 있다.
 

주인공은 김천에 살고 있는 김숙희씨(68) 자매다. 지난 5일 1박 2일의 단풍여행은 자매들이 함께 떠나는 첫 여행이다. 첫째는 인천에 살고 둘째와 다섯째는 대구에 셋째는 왜관 넷째는 김천 막내는 의정부에 살고 있다.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자매들은 79세의 금희씨 부터 59세의 점달 씨까지 이름도 촌스러운 딸 부잣집의 6자매들이다.
 

여섯 자매가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1년에 두 번 부모님 제사를 모시는 동화사다. 6자매 중 막내를 제외한 5자매가 모두 맏며느리라 집안의 대소사로 인해 시간 조정이 어려운 것도 핑계 아닌 핑계였다. '가슴 설레 일 때 떠나자'는 해외 여행계획이 1년이 지나고 2년, 3년이 지나도 떠 날 수가 없었다.
 

이번 단풍여행이 해외여행의 마중물이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막내 점달 씨가 1박 2일을 계획하고 숙소를 예약하는 사고(?)를 쳤다. 여행지는 선운산, 내장산. 지리산 등 단풍 명소다. 아쉽게도 출발 전날 셋째 정자씨는 갑자기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다는 연락이 왔다.
 

이들 자매는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낙엽을 밟으며 개울물 소리를 들으며 도란도란 옛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어린 시절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어느새 고향 성주의 소녀가 되었다. 해가지면 대문 밖 출입을 단속한 유난히도 엄격하셨지만 자상하신 아버지. 주산으로 하는 셈 보다 더 빠른 어머니의 암산실력….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명주실 타래처럼 끝이 없고 하얗게 밤을 새우고도 멈출 줄 모른다.
 

팔순을 바라보는 첫째도 예순을 코앞에 둔 막내도 함께 늙어가며 자매라는 공통분모로 행복해 하는 시간이다. 셋째가 불참해 한없이 아쉬웠지만 지리산 곱게 물든 단풍처럼 자매들도 곱게 익어가는 인생이 되자고 한 목소리다. 1박 2일간의 행복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 왔다.
 

"지금까지 살아 온 것처럼 건강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배려하며 아프지 말고 다시 만나자." 첫째 금희 씨는 동생들의 등을 토닥였다.
 셋째 숙희 씨도"이번 여행을 돌이켜 보면 따뜻하고 아름다운 기억들로 도배 되어 있다. 소박한 행복에 감사할 수 있었던 여행. 그래서 짧았던 일탈이 더욱 즐거웠다"며 만족해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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