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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으로 걸음수·운전습관 분석 보험료 할인해준다

2019-05-25

■ 보험업계 새 바람 ‘인슈어테크’

앱으로 걸음수·운전습관 분석 보험료 할인해준다

4차 산업혁명 바람을 타고 국내 보험업계가 인슈어테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슈어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을 결합한 금융 신조어다. 보험산업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소비자에게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 보험상품들이 각종 사고 후 보상에 치중했다면 인슈어테크는 가입자의 위험상황을 사전예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보험사 입장에선 빅데이터와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한 고객자료를 활용, 가입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어 보험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맞춤식 보험상품설계 등 새로운 먹거리 분야를 개척한다는 의미도 있다. 보험계약자들은 보험료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보험산업에 사물인터넷·AI·빅데이터 등 접목
가입자 위험상황 예방 초점둔 맞춤식 상품 개발
지능형 로봇 통한 고객 관리·보험금 지급까지
“활성화 위해 의료법 일부 규정 바꿔야” 지적도

◆IoT는 보험료 할인에 활용

금융감독원이 최근 분석한 국내 인슈어테크 활용 현황자료를 보면,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인슈어테크 기술은 IoT다. 텔레매틱스, 웨어러블 기기 등 사물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전송해 보험료 할인 등에 활용한다. 이와 관련해 보험사들은 건강증진형 보험과 운전습관 연계보험 상품을 내놨다.

손해보험사들은 텔레매틱스 기술을 자동차보험에 활용한 ‘운전습관 연계보험(UBI)’을 주로 내놓고 있다.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의 합성어다. 보험사들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운행정보기록장치(ODB) 등으로 실시간 수집된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분석해 측정값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이때 주행거리와 급가속·급제동·급출발 등 운전자의 운전습관이 낱낱이 드러나게 된다.

‘블루링크’라는 텔레매틱스 장치를 활용하는 현대해상의 경우, ODB가 설치된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우선 7% 할인해준다. ODB를 통해 수집된 정보가 안전운전 요건을 충족하면 보험료 5%가 추가 할인된다.

삼성화재·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T맵을 켜고, 일정거리 이상 주행한 운전자 중 안전운전 점수가 일정수준 이상이면 보험료를 5∼10% 깎아준다.

생명보험사들은 계약자의 운동·식습관·정기검진(예방적 의료행위) 등 건강습관에 관한 정보를 웨어러블(몸에 착용하거나 부착)기기로 수집,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건강증진형 보험을 출시했다. 인센티브는 보험료 할인 또는 캐시백 제공 등이다. AIA생명은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앱 ‘바이탈리티’로 측정한 운동량이 설정된 목표치에 도달하면 SK텔레콤 통신비 할인 및 커피쿠폰 또는 온라인 상품권도 제공한다.

보험사들은 보험 가입자 건강을 관리하며, 사고위험을 줄여 손해율을 낮출 수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계약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흥국생명은 모바일 앱에 하루 평균 7천보 이상 걸은 것으로 측정되면 보험료 7%를, 1만보 이상이면 10%를 6개월마다 환급해준다.

◆빅데이터로 맞춤형 보험상품개발

보험사들은 고객 신용정보와 소비패턴과 관련해 축적된 다양한 빅데이터를 보험상품개발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가령 계약자와 비슷한 연령·직업·소득 그룹을 분류한 뒤 이 중 가장 많이 가입하고 있는 보험을 미가입 고객에게 적극 추천하는 식이다. 고객상담 내역, 소비패턴, 신용정보, 보험상품 검색 등을 통해 확보된 데이터를 분석,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신규 계약의 사고발생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위험수준이 낮은 경우 자동으로 보험계약을 인수한다. 또한 보유계약의 해지 가능성, 보험료 연체 및 민원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유지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을 직접 방문하거나 불완전판매여부 확인 등을 통한 계약 유지율 향상에 전력할 수 있다. 이상 징후를 보이는 개인, 모집인, 병원, 정비업체 등을 추려내 상호 연관관계를 실시간 파악하면 보험사기 발생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어 상황대처가 쉬워진다.

◆인공지능 등은 업무처리에 효율

보험사가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도 빼놓을 수 없다. AI 파트에선 지능형 로봇이 고객에게 보험상담 및 업무처리를 대행한다.

삼성생명과 라이나 생명은 AI가 탑재된 챗봇(Chatbot·채팅 로봇)을 활용해 계약조회, 보험계약 대출접수 및 상환, 보험금 청구신청 및 조회 등을 연중 실시간 처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챗봇은 고객의 문의사항에 대한 문맥을 정밀 분석, 1대 1채팅을 하게 된다. 로봇은 이미지 및 문자 인식, 컴퓨터 및 웹 화면 인식, 자연어 이해기술을 이용해 자료 검색 등 직원의 업무행동을 모방해 업무를 처리하기도 한다. 안내장 서류 검수, 보험증권 발행, 고객정보 입력 등 단순·반복업무도 쉽게 자동화될 수 있는 영역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인슈어테크는 크게 눈에 띄진 않지만 일부 보험사들이 시범적용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정보 원장을 암호화해 분산·저장하는 기술이다. 데이터의 일관성과 거래과정의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교보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시범운영 중이다.

교보생명은 실손보험금 지급신청 때 보험사와 의료기관에서 각각 본인인증을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기반으로 한번에 인증을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임직원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해 모바일 보험증권의 진위여부 검증에 적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빅데이터로 위험을 세분화하고 위험예측 정확도를 높여 맞춤형 보험상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IoT 기술은 가입자와 보험사를 상시로 연결, 보험 사고를 예방하고 신속한 대처로 손실규모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보험사들이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보다 확대하도록 유도하려면, 건강관리서비스 등 의료법상에 명시된 모호한 규정들을 보다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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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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