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9(월)

대구 50대 이상 택시기사 4명 중 1명 ‘안구건조증’

| 2019-11-12 08:03:30

■ 누네안과병원·개인택시조합 설문


개인택시 운전기사인 김모씨(74)는 눈이 쉽게 충혈되는 것은 물론 최근 들어서는 눈물까지 계속 차올라 운전을 쉬는 날이 많아졌다. 시야확보 탓에 운전에 위험을 느낀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김씨가 호소하는 증상은 눈물흘림증으로, 그 원인으로 안구건조증을 들 수 있다. 김씨처럼 안구건조증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대구지역 택시기사들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노화 영향으로 눈물 분비량 줄어들어
눈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 등 나타나
수분 충분히 섭취…인공눈물도 도움
장시간 운전땐 렌즈 대신 안경 착용을


누네안과병원이 대구지역개인택시조합 측과 함께 50대 이상 택시 운전자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결과,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23%), 찬바람을 맞으면 눈물이 흐른다(24%)고 답한 비율(중복응답)은 전체 4명 중 1명꼴<그래프1 참조>이었다. 두 증상 모두 안구건조증이 원인으로 분석되는 것.

병원 측은 “개인택시조합의 도움을 받아 진행한 결과,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았다”면서 “더욱이 운전자의 건강이 승객의 안전으로 직결되는 만큼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안과관련 저널에 발표된 연구를 보면, 안구건조증이 있는 운전자는 운전 시 반응속도가 느려 횡단보도나 도로 위의 장애물을 빨리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은 비단 대구지역 50대 이상 개인택시 기사들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빅데이터 연령대별 진료현황에서 2017년 안구건조증 전체 진료인원(231만2천309명)의 5명 중 1명인 45만6천715명(19.8%)은 50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60대가 39만1천739명으로 16.9%, 40대가 37만6천206명으로 16.3%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안구건조증 진료인원이 많아지는 이유는 ‘노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노화는 안구건조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정상적인 노화 현상에 의해 눈물의 분비량이 감소하고 눈물의 상태가 변하게 된다. 또 눈꺼풀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말리게 되면서 눈물 배출이 지연돼 염증 물질이 눈물관을 통해서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로 인해 장기간의 염증 노출로 안구표면에 손상이 생기고 안구건조증이 발생하거나 기존 안구건조증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안구건조증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빅데이터의 연도별 안구건조증 환자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212만4천150명에서 2017년 231만2천309명<그래프2 참조>으로 4년 새 8.9% 증가했다.

안구건조증의 경우 주로 눈을 깜빡일 때마다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으로 불편한 느낌이 들고, 심한 경우 충혈, 두통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특히 안구건조증이 지속되면 눈 표면이 손상되기 때문에 시력저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는 운전 중 시야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가 부드럽게 눈을 깜빡이고 또렷하게 상을 볼 수 있는 것은 눈물이 각막 위를 고르고 부드럽게 덮고 있어 매끈한 굴절층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구건조증 증상은 눈물 막의 기능이 떨어져 시력이 떨어질 수 있고, 눈이 건조해지면 각막의 표면이 매끄럽지 못해 빛 번짐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야간운전 시 불편함을 초래한다. 또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부심을 많이 느끼게 되는데 해가 강하고 밝은 날, 또는 도로 주변에 눈이 쌓여있을 때 눈부심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평소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온열마사지요법은 눈물층 안정화를 도와 안구건조증에 도움이 된다. 집에서 눈꺼풀 위에 따뜻한 물수건을 5~10분간 올려놓은 후 막힌 기름샘을 녹여주고, 눈꺼풀을 마사지해 변성된 기름을 배출시킨 후 면봉이나 거즈 등으로 속눈썹 주변의 노폐물을 닦아내면 더욱 좋다.

또 건조한 환경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겨울철이 되면 히터와 같은 난방기 사용으로 주변 환경의 수분 증발을 촉진시켜 건조하게 만든다. 실내 난방기 영향으로 안구건조증이 심해진다면 인공눈물을 주기적으로 넣어주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운전할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깜박이는 횟수를 늘리거나 운전을 잠시 쉴 때는 먼 산을 보거나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먼 곳을 바라보면 안구가 경직되는 것을 막아주고 눈을 깜빡이면 눈물 생성을 도와 눈의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할 경우에는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누네안과병원 최재호 원장은 “우리가 부드럽게 눈을 깜빡이고 또렷하게 상을 볼 수 있는 것은 눈물이 각막 위를 고르고 부드럽게 덮고 있어 매끈한 굴절층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이 건조해지는 증상이 아니라 염증성 질환이다. 그런 만큼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라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누네안과병원 최재호 원장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건강

교육

가장 많이 본 뉴스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