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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물로 5분씩 하루 2∼4번 좌욕하면 항문질환 예방”

2019-12-03

‘좌욕 전도사’ 늘시원한위대항병원 노성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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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시원한위대항병원 노성균 원장이 좌욕법의 효과에 대해 말하고 있다. <늘시원한위대항병원 제공>

“먹었으면 당연히 배출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먹고 난 뒤 이를 닦는 교육은 어릴 때부터 하면서 화장실 가서 볼일 보는 교육은 왜 안할까요. 그것만 잘하면 항문질환은 거의 예방되는데 말입니다.”

항문외과 개원의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2001년 ‘늘시원한위대항병원’을 개원한 노성균 원장이 항문병 예방을 위해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바로 ‘좌욕’이다. 한번에 5분 정도, 하루 2~4번 정도 좌욕하면 항문 관련 질환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노 원장은 말한다. 개원때부터 지금까지 ‘좌욕’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노 원장은 “음식이 들어가는 것은 입이고, 항문은 입으로 들어간 음식의 찌꺼기가 나오는 곳이다. 둘다 깨끗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우리는 한 가지만 강조하고 있다”면서 “그런 생각으로 개원할 때부터 지금까지 좌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이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생활화하는 게 중요
관련동화책 만들고 좌욕기 개발
복지시설·저소득층에 무료 기증
좌욕후 드라이어로 엉덩이 말려야
물기 있으면 항문소양증 유발 소지
질환 생기면 치료 빠를수록 좋아


이를 위해 노 원장은 개원과 동시에 항문병 예방을 위한 좌욕의 중요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양치질 교육을 진행하는 것처럼 좌욕도 어릴 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관련 동화책도 만들었다. 또 좌욕기도 직접 사서 무료로 배포했다. 구매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자 자체 개발했다. 하지만 너무 얇게 만든 탓에 파손되는 경우가 잦았다.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양변기가 있는 집에 사용할 수 있는 좌욕기를 완성, 복지관 등 유관단체에 무료로 나눠주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1년부터는 양변기조차 없는 저소득층을 위한 좌욕기를 개발, 2013년 북구청을 필두로 대구시 8개 구청의 저소득층 주민에게 전달했고, 영천시에도 이를 제공했다.

좌욕에 대해서는 예찬에 가까운 평가를 내리지만, 비데에 대해 그는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일단 우리 집에는 비데가 없다. 항문 세정과 세척에는 좋다. 또 변비가 있는 사람은 쾌감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습관이 되면 치질을 악화시키거나 항문기능이 무뎌진다”면서 “자꾸 맞으면 굳은살이 생기는 것처럼 그곳의 감각이 무뎌져 오히려 변실금(요실금과 같은 것)이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항문 질환과 관련해 그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사용하는 경우다.

노 원장은 “치질 치료를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특히 의사 아닌 사람이 치료하는 경우가 아직도 있다”면서 “마늘, 된장, 치약과 잉크를 바르고 오는 사람이 아직도 있는데 그것도 의사들 책임”이라면서 “의사는 치질 예방, 건강관리 책임도 지니고 있다. 치과에서 하는 것만큼 항문병을 치료하는 의사들도 예방적인 측면에 많은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올바른 좌욕법’을 널리 알리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예방도 의사가 해야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다.

그는 “올바른 좌욕법을 널리 알리고 싶고, 이를 통해 항문질환을 덜 생기게 하는 게 의사의 큰 의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치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역할은 안 생기게 하는 것, 즉 예방의학에 방점을 찍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올바른 좌욕법은 손을 넣으면 조금 뜨겁다고 할 정도의 물에 엉덩이를 푹 담가서 5분 정도 있는 것이다. 하루에 2~4번 정도를 반복하면 되고, 임산부 등은 치질이 더 많이 생기는 만큼 많이 할수록 좋아진다. 좌욕기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고, 가격은 2만원에서 비싸면 12만원 정도다. 그냥 일반 세숫대야 등에다 하는 것은 엉덩이에 힘을 주게 되는 자세가 되기 때문에 좌욕기를 구매해야 한다고 노 원장은 권한다.

노 원장은 “좌욕을 하고 난 뒤 엉덩이를 드라이어로 말려야 한다. 대중목욕탕 같은 곳에서 엉덩이를 드라이어로 말리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할 행위지만, 본인의 항문 건강을 위해서는 물기를 다 말려야 한다. 안 말리면 습해진다. 그래서 가려워지기도 한다. 항문소양증이라는 병이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항문질환이 의심될 경우 집 가까운 병원을 찾아갈 것을 권했다.

노 원장은 “이상이 있으면 일단 집 근처에서 진찰부터 받아보고, 수술에 대한 고민은 그다음에 하면 된다”면서 “통상 증상이 생기고 가는데 4~5년 정도 걸리고, 바로 오는 경우는 잘 없다. 약국에서 연고·좌약으로 치료를 해서 조금 나아지면 안 오고 그러다 보니 늦어지는데 빨리 오면 그만큼 치료 효과도 좋다”고 말했다.

다들 좌욕을 열심히 해서 환자가 없어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노 원장은 “어릴 때부터 그렇게 열심히 양치질 교육을 하는데 치과병원이 없어지느냐”며 “정말 열심히 좌욕 홍보를 하고, 교육을 해도 항문질환 환자는 생길 수밖에 없다. 다만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고, 고통을 겪는 사람이 줄어들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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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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