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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사유화·인격모독…김 전 감독 징계 요구까지 묵살

2019-02-22

■ 문체부 ‘팀킴 폭로’ 감사 결과

지난해 11월 팀 킴이 호소문을 발표하고 며칠이 지난 뒤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장에는 AP통신과 일본 매체 등 국내외 취재진 100여명이 몰려들었다. 그들의 호소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팀 킴은 2018 평창올림픽이 낳은 최고의 스타였다.

팀 킴은 지난해 2월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은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메달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수준급 경기력과 각 선수가 가진 매력적인 모습은 팀 킴을 삽시간에 스타 반열에 오르게 한 핵심 포인트였다. 이 같은 팀 킴이 호소문을 통해 밝힌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들의 환한 미소 뒤에는 사실상 참기 힘든 고통이 숨어 있었다.

선수들에 폭언하고 사생활 통제
부실 지도·권력 남용 사실 확인
경북체육회 관계자 청탁도 적발
팀킴 “호소문 진실 밝혀져 후련”
김경두 일가 “결과 납득 못 해”


팀 킴은 호소문에서 김경두 일가의 문제점을 △팀 사유화 △감독의 자질 △선수 인권 △연맹·의성군과의 불화 조성 △금전 관련 부분 등 5항목으로 나눠 밝혔고, 합동감사반은 이를 중심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합동감사반은 팀 킴이 호소문을 통해 제기한 사안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도진이 선수들에게 욕설과 폭언, 인격모독을 하고 올림픽 이후 선수들에게 전해온 선물 등의 소포를 먼저 뜯어 보는 등 사생활을 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수들이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는 김민정·장반석 전 감독이 김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직대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라고 강요했다는 주장도 사실로 확인됐다. 또 지도자 일가는 2018년 대한민국체육상 공적조서를 선수와 협의하지 않고 팀 킴의 성과와 노력이 아닌 김 전 회장직대의 성과 중심으로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민정, 장반석 감독은 정작 본연의 역할인 선수지도에는 충실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감독의 지도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훈련장에 출근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훈련 지도보다는 훈련 계획 수립 등 행정 업무에 치중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합동감사반은 이에 대한 경북체육회의 지도가 부실한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전 회장직대는 연맹 회장 업무를 수행할 때 김 전 감독에 대한 징계 요구를 묵살하는 등 조직 운영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감사반은 파악했다.

김경두 일가의 전횡은 팀 킴을 비롯한 경북체육회 컬링팀과 의성컬링훈련원의 사유화로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2010년 이후 김 전 회장직대는 자신의 부인과 장녀 김민정 전 감독, 사위 장반석 전 감독, 아들 김민찬(전 경북체육회 남자팀 및 전 2018 평창올림픽 남자대표팀)은 계약과 임명 등의 과정에서 정당한 절차없이 경북체육회 컬링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회장직대는 아들 김민찬이 군복무 중에도 ‘평창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출전 신청서를 허위로 제출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 또 국가대표 선발 이후 현장 지도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민찬이 주전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남자대표팀 지도자에게 강요하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 김 전 회장직대는 자신의 조카를 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또 김경두 일가는 해외 전지훈련비, 국내 숙박비 등을 이중 지급받는 등 국고보조금, 경북도보조금 등 약 1천900만원의 보조금을 부적정하게 집행·정산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는 부당하게 집행·정산된 지원금 2억1천191만원을 환수 조치하고,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감사과정에서 컬링팀의 프런트 격이라 볼 수 있는 경북체육회측 관계자의 낯뜨거운(?) 행위도 드러났다. 경북체육회의 모 부장은 감사기간과 감사종료 이후 감사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자신의 지인인 대한체육회 모 이사를 통해 부당한 청탁을 한 것이 감사반을 통해 적발됐다. 문체부는 당사자에게 주의와 경고 조치를 내렸다.

감사 결과가 나오자 팀 킴은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히고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팀 킴 리더 김영미는 21일 매니지먼트사인 브라보앤뉴를 통해 “저희가 호소문을 통해 말씀드렸던 내용이 사실인 것으로 감사 결과 가 확인이 돼 후련하다”고 말했다.

김영미는 “상금과 관련해 저희도 의심만 했지, 이렇게 많은 금액이 부당하게 취해졌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해서 많이 놀랐다”며 “계속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저희 팀에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오는 7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 탈환에 도전하는 팀 킴은 “7월 선발전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김경두 일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감사발표 브리핑을 맡은 강정원 문체부 체육국장 직무대리는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호소문에서 지적된 사항과 감사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동감사반은 선수들이 제출한 자료, 경북체육회와 대한컬링경기연맹 자료, 다른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폭언의 빈도나 횟수, 소포가 아닌 편지도 미리 뜯어봤는지 등 일부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는 컬링 지도자 가족이 팀 킴이 받은 상금과 후원금 등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등은 나오지 않았다. 강 직무대리는 김 전 회장직대 측이 이의제기를 할 수도 있고, 국세청의 파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도자 가족이 부당 사용한 금액 규모를 특정해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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