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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病의 근원이지만 관리방법 따라 ‘藥’ 될 수도

2019-03-19

■ 스트레스의 두 얼굴
몸의 항상성 저해…심혈관·정신질환 유발
받아들이는 태도 따라 삶에 긴장·건강함도
‘안 받기’보다 효과적 다스리기·해소 중요
운동은 형태·종류 상관없이 모두 큰 도움

萬病의 근원이지만 관리방법 따라 ‘藥’ 될 수도
萬病의 근원이지만 관리방법 따라 ‘藥’ 될 수도

우리는 가정, 직장, 인간관계 등 다양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흔히 스트레스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말하지만,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삶에 적당한 긴장감과 건강함을 주기도 한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제대로 인지하고 본인에게 잘맞는 해소방법을 찾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리학 용어인 ‘스트레스’

스트레스라는 말은 원래 15세기 물리학에서 ‘외부로부터 물체에 가해지는 압력’이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17세기에 일반화돼 역경이나 곤란이라는 의미로 사용됐고,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의학에서 ‘질병의 발생이나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뜻을 넓혀 나갔다. 당시 생리학자였던 캐논은 스트레스가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고, 이는 우리 몸의 항상성을 저해해 질병을 일으킨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스트레스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긍정적 스트레스인 ‘eustress’는 질병 저항력을 높여 건강을 증진시키며, 반대로 부정적 스트레스인 ‘distress’는 질병 저항력을 낮춰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삶의 필수요소인 셈이다.

또한 라자러스라는 학자는 스트레스에 대한 개인의 지각이 중요하다고 했다. 같은 스트레스라도 그것을 처리하고 대처하는 기술이 부족한 경우 취약성이 높다고 하는 데 반해 스트레스를 다루는 개인의 노력인 대처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심혈관 질환과 정신질환에 영향

예로부터 스트레스와 관련이 높은 질환으로 심혈관질환, 그리고 마음의 병인 정신질환이 알려져 왔다. 급성 스트레스는 심근경색, 부정맥, 혈전 형성의 위험을 높여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만성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과도하게 자극하고 행동 변화를 일으켜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킨다. 마음이 느긋한 B형(혈액형이 아님) 성격에 비해 적개심으로 가득 찬 A형 성격의 경우 관상동맥질환에 더 취약하다. 출생 전의 스트레스, 출생 후의 유년기 스트레스, 그리고 성년기에 겪을 수 있는 생활사건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우리 몸의 내분비계, 신경전달물질계, 면역계 등의 생물학적 체계의 불균형이 오고, 이러한 생물학적 손상은 유전적 취약체질을 가진 사람에게 우울증, 조현병,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을 일으키게 된다.

비유하자면 태어나기 전부터 마음이라는 총 안에 있던 총알이 스트레스라는 힘에 의해 방아쇠가 당겨져서 총알이 나가는, 즉 정신질환이 발병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가 없는 병을 일으키긴 힘들지만, 그 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발병하게 하는 역할은 한다고 볼 수 있다.

◆스트레스의 측정방법

그럼 스트레스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우리가 느끼는 스트레스의 정도를 측정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여러 가지 방법 중 설문을 이용한 스트레스 평가는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다.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중요한 생활사건으로 스트레스를 평가하는 방법으로는 ‘사회재적응평가척도’가 대표적이다. 지난 1년 동안 경험한 생활사건들의 총합으로 계산되며 항목별로 점수를 다르게 부여했다. 예를 들면 배우자의 사망을 100, 이혼은 73, 별거 65, 결혼 50, 은퇴 45, 임신 40, 배우자의 취업이나 실직 26, 상사와의 갈등 23 등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경사스러운 일들도 우리의 일상생활에 변화를 주므로 하나의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생활사건의 변화량이 많으면 점수가 높아져 100점 이상이 나오면 질병 발생의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다.

또 장비를 이용해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심박변이도(HRV)가 있다. HRV는 자율신경계의 변화에 따라 심박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상식적으로 건강한 심장은 일정한 간격으로 뛴다고 알고 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심장박동 사이 간격의 변동이 불규칙하고 복잡하지만, 질병 상태에 있는 사람의 경우 심박동의 미세한 변화가 단조롭다. 이처럼 스트레스는 예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측정되고 표현된다.

그렇지만 역시 어떤 평가방법도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각 개인의 스트레스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하며, 가능한 여러 가지 방법을 다양하게 사용해 포괄적인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 활동과 스트레스 해소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는 어떻게 ‘받지 않느냐’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아 심리적으로 갇힌 감정은 신체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으므로 요가나 명상, 활동적인 스포츠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다스려야 한다.

신체 운동이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연구에 의하면 스트레스는 각성상태를 초래해 정신적 경계상태를 쉼 없이 유지하게 한다. 호흡은 거칠어질 수 있고 심박수는 빨라져 혈압 상승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인체 대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운동은 그 형태와 종류에 상관없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각종 임상 연구에서 운동은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등을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고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운동은 사람의 뇌에서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규칙적인 운동을 할 경우 뇌에서는 ‘세로토닌’의 합성이 활발해지고, 행복감을 높여주는 ‘베타 엔도르핀’의 분비가 증가하게 된다. 특히 행복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는 세로토닌은 스트레스 및 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준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편안한 자세로 깊고 천천히 숨을 쉬는 복식 호흡이나 명상, 몸의 각 부위의 긴장-이완 연습 또한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적이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 건강관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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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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