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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 동맹, 글로벌 미디어 넷플릭스에 도전장

2019-01-07

유료방송시장 ‘2강 체제로’

20190107

‘한국판 넷플릭스’가 태동한다. 지상파 방송 3사와 SK텔레콤이 손잡고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미디어와 자웅을 겨룰 대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출범시킨다. 국내 미디어 산업의 생태계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지난 3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은 ‘푹(pooq)’과 ‘옥수수(oksusu)’ 사업 조직을 통합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유료 방송시장은 넷플릭스-LG유플러스 연합과 지상파-SKT 간 2강 체계로 재편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LG유플러스와 제휴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시장 공략

SKT·지상파 연합해 대항마로
가입자 1천300만 플랫폼 초읽기

업계1위 지키던 KT ‘발등에 불’
M&A 적극타진 돌파구 모색 중


◆넷플릭스·유튜브의 대항마…장기적으로는 한류 교두보 마련

‘OTT(Over The Top)’는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영화·교육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번 통합 OTT 법인 출범은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는 국내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이다. 특히 전 세계 시장에서 유료회원만 1억3천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플랫폼의 역할뿐 아니라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미디어 시장의 공룡 같은 존재다. 단일 채널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LG유플러스와의 단독 제휴를 시작으로 국내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한국을 주요 파트너로 삼았다. 영화 ‘옥자’(2017)와 드라마 ‘미스터션샤인’(2018)의 제작비로 각각 560억원과 430억원을 투입했고, 회당 평균 제작비가 15억~20억원으로 알려진 ‘킹덤’은 시즌2 제작까지 확정해 놓은 상태다. 또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처럼 일부 케이블과 종편은 자사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발판으로 넷플릭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때문에 2016년 국내에 입성한 넷플릭스의 국내 미디어시장 점유율은 1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지상파 3사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내놓은 게 OTT ‘푹’이지만 글로벌 OTT에 대항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지상파들은 SK텔레콤을 파트너로 끌어들여 넷플릭스-LG유플러스 연합의 대항마로 대형 OTT를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플랫폼은 물론 ‘옥수수’라는 토종 OTT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SK텔레콤은 이상적인 파트너였던 셈이다. 양측은 지난 3일 협약에 대해 “국내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공세 속에서 우리 문화와 국내 미디어·콘텐츠 다양성을 지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이를 통해 한류 확산과 K콘텐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업계에 M&A 바람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초기 투자 규모 2천억원 선에서 통합 법인을 6월까지 출범시키겠다”며 “국내외로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확보된 재원은 콘텐츠 제작 및 투자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제작은 방송사가 잘하고, 우리는 자본과 플랫폼·디지털 기술·마케팅에 강점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번 통합 법인을 바라보는 미디어 업계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SK텔레콤의 막강한 자금력과 지상파 3사의 콘텐츠 제작능력이 결합되는 만큼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푹’(400만명)과 ‘옥수수’(946만명)가 통합되면 총 1천300만 이상의 가입자를 거느린 대형 OTT 플랫폼이 된다. 그동안 ‘옥수수’가 토종 OTT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수급이 약점으로 작용했던 만큼 SK텔레콤은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고, 지상파는 광고 수익 증대과 콘텐츠 유통 채널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유료방송업계 1위인 KT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KT의 올레tv 모바일앱 사용자는 지난해 9월 118만명으로 1년 전보다 2만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옥수수’(278만명), LG유플러스의 ‘비디오포탈’(251만명), ‘푹’(123만명)은 물론 넷플릭스가 90만명으로 1년 새 약 3배 증가한 것과도 비교된다.

이에 지난해 9월 아프리카TV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KT는 케이블TV 업체인 딜라이브 인수를 적극 타진하며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KT는 유료방송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OTT 등 새 수익원 창출면에서는 다소 힘이 달리는 편”이라며 “앞으로 IPTV, 케이블TV, OTT 간 이합집산을 통한 살아남기 경쟁이 연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덩달아 유료방송업계에도 M&A 바람이 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CJ E&M의 티빙(tving)도 몸집 불리기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관건은 양질의 콘텐츠다. 플랫폼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결국 콘텐츠 싸움으로 귀결된다. 이 방송 관계자는 디즈니의 OTT 진출을 예로 들며 “넷플릭스가 디즈니 사업을 위협적으로 느끼는 건 디즈니가 이미 다양한 TV 시리즈와 영화 등 독자적인 인기 콘텐츠들을 다수 보유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 연합이 강화되면 미디어 시장의 지형을 바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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