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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칼럼] TK 차기 리더의 영순위 조건

2019-02-22
[조정래 칼럼] TK 차기 리더의 영순위 조건

TK가 정치·정책적 빙하기에 봉착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타개할 방책과 수단이 없고 지역 리더들도 고난 극복 의지와 돌파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반면 PK는 문재인정부로부터 열렬한 구애를 받고 있다.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대신해 남부내륙철도 등 숙원사업 지원과 내년 예산 챙기기를 약속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이 같은 PK 올인은 TK와는 사뭇 다른 정치 지형과 지역 리더들의 일사불란한 정치력을 기반으로 생성·견인된다. 다소 억지스럽고 생떼를 쓰는 듯하고 때론 볼썽사납기도 하지만 PK의 벌떼처럼 밀어붙이는 정치력은 경우에 따라선 ‘언터처블’로 인정해 줄 만하다. 민심이반이 심상찮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 또한 집권 이후 처음으로 자유한국당에 추월당할 조짐을 보이는 것도 PK로선 호재다. 이러한 위기 인식이 ‘PK 구애’를 촉발했고, 또 그것은 한국당의 ‘웃픈’ 릴레이와는 달리 순발력과 유연함, 그리고 진정성을 자랑한다. TK로서는 뼈아프고 배아픈 일이지만 시나브로 TK 패싱은 노골화된다.

민주당의 TK 배제는 보수의 심장, 보수의 메카에 대한 나름 합리적이고 예고된 처방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 결과, 푸른 색으로 포위된 ‘붉은 점 섬’ TK가 정치적으로 포위·배제되리란 예단은 누구든 할 수 있었다. TK와 PK는 그때부터 서로 다른 길을 가며 일찌감치 분리 지배될 미래가 예고되기도 했다. 여기에 TK가 보수의 임시정부라는 명분은 창대했지만 실리는 허울에 그쳤다. 권력의 메카로 힘이 있었던 과거나 주변부로 밀려난 지금이나 지역 이익 확보 능력이 젬병에 가깝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한마디로 한국당의 후천적 실력 결핍증이 TK 패싱을 초래한 내부의 적이다. 이명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영남권신공항을 두 번이나 백지화·무산시킨 것은 어떤 관점에서 보든 정치적 무책임의 소산이자 무능력의 결과다. 한국당이 ‘무(無)’의 DNA를 고스란히 대물림했는지, 상대편의 잇단 실수와 실책으로 확실하게 잡은 호기마저 실책과 망언 등으로 실기를 거듭하며 되치기와 뒤집기를 당하니, 민주당으로부터 ‘야당 복이 있다’는 칭송(?)까지 듣기에 이르렀잖은가.

한국당은 이제 더 이상 야당이 아니다. 보수를 대변하기는커녕 보수의 야성 상실 판정을 받아 마땅하고, 웰빙 정당이라는 꼬리표가 맞춤한 이름표다. 5시간30분짜리 ‘릴레이 단식’은 국민적 조롱을 받기에 충분하고, 몸에 유익한 ‘딜레이 식사’로 판명받았다. 한국당의 온실 속엔 백화가 난만하고, TK ‘동메달들’도 한자리 점유에 자족하는 사이, 정부·여당에 선의를 구걸해야 하는 대구시와 경북도를 포함한 TK의 민초들만 궁색한 지경이다.

YS의 결단이 아쉽고, ‘노(무현)’의 뚝심이 그립다. 한국당의 자멸이 눈 뜨고는 봐 주기 어렵기에. 궤멸 일로인 한국당이 무엇이 그리 지킬 게 많다고 몸을 사리기만 하나. 전당대회 치우고 붉은 머리띠 매고 거리에 나서야 할 한국당, TK에 YS와 ‘노’는 어째서 하나도 없나. 야당이 야성을 잃고 우왕좌왕하면 보수가 갈 길을 잃고, 보수의 아성 TK는 부활의 꿈을 접어야 한다. 보수 불안, 국민 불행을 갈수록 심화시켜온 한국당의 긴 휴면을 누가 일깨울 수 있을지, 새삼 오지 않을 초인이 그리워지는 시국이다. ‘지금, 여기’ 무기력한 TK를 각성시킬 리더는 바로 야성의 리더십 소유자가 아닐 것인가.

존재감을 잃어가는 TK가 어떻게 부활의 리더십을 새로이 찾아야 하나. 현장에도 답이 없다. 지난 18일 2·27 전당대회를 앞둔 대구경북합동연설회 당권 주자 3인은 모두 대구 걱정을 앞세웠다.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 그들은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힘 있는 집권여당 시절 뭘 했길래 지역이 이렇게 피폐해지도록 방치했나.

어설픈 릴레이 단식과 시대착오적인 5·18 망언을 깨치며 민주당의 일사불란하고 순차적인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내우외환을 차근차근 격파해나갈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TK 맹주를 자처하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지치지 않는 정력(政力)과 불굴의 야성을 발휘할 TK 리더, 누구인가,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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