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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권은실의 쏙쏙 클래식] 음악의 아버지 바흐

2019-05-24

푸줏간 고기 싸준 종이에서 발견한 악보 … 수많은 곡 재평가되고 부활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

20190524
20190524

5월은 가정의 달이다. 1년 중에 가족이 함께하는 행사가 가장 많은 달이다. 첫 클래식음악칼럼은 가정의 달 5월에 어울리는 ‘음악의 아버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로 시작해본다. 그는 바로크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교회음악가, 오르가니스트였으며, 서양음악사에서 300여 년간 50~60명의 음악가를 배출해낸 아주 특별한 가문 출신의 음악가였다. 그는 생전에 1천80여곡을 작곡하였는데 종교적 작품인 성악곡 칸타타, 코랄과 오케스트라곡, 폴리포니의 정수를 보여주는 푸가와 화려하고 대담한 화성적 진행의 협주곡과 오르간 소나타, 그리고 독주악기와 듀오를 위한 종교적이거나 세속적인 음악 등이 있다.

그는 서양음악사에서 바로크시대의 마지막 기점인 1750년에 사망했는데 바흐와 함께 한 시대가 끝났다고 할 정도로 그의 작품은 바로크 시대의 종말과 궁극적인 성숙을 동시에 가져왔다. ‘음악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말해주듯이 클래식음악뿐만 아니라 재즈, 대중음악, 영화음악에까지 바흐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음악 장르는 거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정작 바흐는 그의 시대에는 명성을 크게 떨치진 못했다.

바흐는 독일어로 ‘작은 시내’라는 어원을 갖고 있는데 그는 그의 이름의 뜻과 같이 소박하고 평범하지만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가장이자 교회의 음악가로 평생을 살았다. 그의 음악이 현대까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으며, 많은 음악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는지 정작 본인은 그 당시에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가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너무 놀라서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실제로 20명의 아이들의 아버지였다. 1707년, 바흐는 마리아 바르바라와 결혼하여 7명의 자녀를 얻었고, 1720년에 부인이 병으로 사망한 후 그다음해인 1721년에 16세 연하인 소프라노 가수 안나 막달레나와 재혼하여 13명의 아이를 얻었다. 그의 자녀 중 장남인 빌헬름 프리데만 바흐(1710~1784), 차남인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1714~1788), 막내아들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1735~1782)는 아버지 바흐보다 당대에 더 큰 인기를 얻은 작곡가로 서양음악사에 이름을 남겼다.

바흐는 좋은 남편이자 훌륭한 아버지였다. 책임감과 성실함이 남달랐던 그는 가족을 위해서 귀족의 결혼식, 왕이나 대주교의 대관식, 장례식 등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명곡들은 계속해서 탄생되었지만 그 진가를 알리지 못한 채 그대로 묻히고 말았다.

그러나 바흐가 죽은 후 50년이 지난 뒤 바흐의 음악이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의 저술가 요한 니콜라우스 포르켈의 ‘바흐의 생애·예술·작품에 대하여’(1802)의 출판과 지휘자와 작곡가로 유명한 멘델스존의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세상에 알리려는 집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음악사에서 유명한 일화로 멘델스존이 할머니에게 선물받은 바흐의 ‘마태수난곡’ 필사본에서 사라진 악보의 부분들을 찾아다니던 중 우연히 하인이 가져온 푸줏간에서 고기를 싸준 종이가 바로 찾고 있던 사라진 부분이라는 것을 알아보게 되었다. 그렇게 완성된 악보를 통해 1829년 3월11일 베를린 징아카데미에서 ‘마태수난곡’은 멘델스존의 지휘로 초연되었으며, 19~20세기 바흐 부흥운동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로 인해 바흐의 종교음악, 교향곡, 협주곡, 오르간 소나타, 실내악 등 수많은 곡이 재평가되고 극적으로 부활하게 되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에게도 음악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위대한 ‘음악의 아버지’ 바흐, 서양음악사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그의 음악을 자칫하면 듣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그의 음악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들의 집념과 노력을 통해 우리는 바흐의 음악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정의 달 5월에 ‘음악의 아버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그의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작곡한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소곡집’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신매체아트그룹 클랑파브릭 대표, 대구음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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