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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전통 살리며 도시재생…소통·힐링 ‘문화명소’ 탈바꿈

2018-11-17

런던의 복합문화공간

20181117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영국의 복합문화공간은 각 건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지역이라는 색이 더해져 다양성이라는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 ①② 테이트모던 미술관 ③ 화이트채플 갤러리 ④ 사우스뱅크 센터.

문화의 시대다.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다. 또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도 있다. 문화 수준이 국가의 발전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만큼 문화는 이제 우리 생활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문화의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전문예술인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누구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그 중심에 바로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지역에도 2010년대를 시작으로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이 생기고 있다. 관에서 만든 공간부터 북카페, 여행 등 테마가 있는 공간 등 다양하게 생겼다. 하지만 복합문화공간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각 공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이 사라지고 문화예술 소비자들에 대한 고민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영국 런던은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이다. 단순히 철거 후에 재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이 갖고 있는 역사와 전통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런던에 있는 세계적 복합문화공간을 살펴보고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의 미래를 살펴본다.

화이트채플 갤러리
다양한 인종 모여사는 런던 외곽에 소재
실험적이며 사회고발적 전시회 등 개최

BFI 사우스뱅크
영화관·스튜디오 갖춘 복합문화공간
남미·중국·한국 등 세계각국 영화상영


◆화이트채플 갤러리

“우리는 다양성을 추구한다.” 화이트채플 갤러리는 문화와 계급적으로 소외된 이스트 엔드 지역에 있는 공공 미술관이다. 세계 금융 중심지 중 하나인 런던의 시티 지역에서 동쪽으로 불과 10분 거리에 있는 화이트채플 지역은 다양한 인종이 사는 곳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화이트채플 지역에서는 동남아 상점들이 눈에 보였으며, 회교도 차림의 주민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곳이 런던이 맞나 할 정도로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화이트채플 갤러리는 이 지역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양성을 다루거나 실험적인 전시가 열리고 있다. 11월 초순 방문 당시 한국에서도 제법 유명한 미하일 카리키스의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전시 제목은 ‘No Ordinary Protest’. 환경오염을 주제로 한 전시였다. 환경 오염으로 인해 울부짖는 지구의 생명체를 어린이의 시각으로 보는 독특한 현대 미술 전시였다. 이처럼 화이트채플 갤러리에서는 실험적이면서 사회 고발적인 전시를 주로 연다. 전시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스터디룸, 교육과 아카이브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의 직원 아일라씨는 “다양성이 핵심이다. 인종·성별·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올 수 있고, 누구나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사우스뱅크 센터
1년내내 쉬는 날 없이 크고 작은 행사
무료이용 로비서 K-pop 틀고 춤연습

테이트 모던
1981년 폐업한 뱅크사이드 발전소 개조
유니레버·현대차 등 기업과 협력 특징

◆BFI 사우스뱅크

BFI 사우스뱅크는 영국영화협회(BFI)가 운영하는 영화관이다. 런던 사우스뱅크에 있으며 영화상영관, 미디어테크, 미술가들이 제작한 영화와 멀티미디어 작품을 상영하고 전시하는 갤러리, 스튜디오, 프로젝트 공간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이다. 영화관이라는 타이틀답게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다. 직접 작품을 골라 앉아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게 눈길을 끌었다. 볼 수 있는 영화는 오래된 고전영화부터 독립영화, 블록버스터 영화, 현대영화는 물론 남미·중국·대만·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영화이다. 이곳에서는 영화제도 열린다. 런던 필름 페스티벌, 게이 앤 레즈비언 필름 페스티벌 등 개성있는 영화제가 그것이다.

복합문화공간답게 전시실, 스튜디오, 레스토랑, 기념품 상점 등도 운영한다. ‘BFI 루벤 도서관’이라는 북카페도 운영되는데, 일반 책과 함께 희귀한 영화 관련 책들도 볼 수 있다.

BFI 사우스뱅크에서 멤버십 관리를 맡고 있는 스테파니씨는 “영화를 주제로 한 복합문화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당신이 머릿속에 생각하는 전 세계 모든 영화와 그 영화와 관계된 모든 것을 체험하고 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사우스뱅크 센터

BFI 사우스뱅크 옆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꼽히는 복합문화예술센터 사우스뱅크 센터가 있다. 사우스뱅크 센터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사우스뱅크 센터는 각종 음악회가 열리는 로열 페스티벌 홀과 퀸 엘리자베스 홀, 헤이워드 갤러리를 아우른다. 이곳에서는 각종 영화, 음악회 등 1년 내내 쉬는 날 없이 크고 작은 행사가 개최된다. 이곳에서 만난 방문객 릴리씨는 “사우스뱅크 센터는 종합 예술이다. 다양한 이벤트뿐만 아니라 쉼터도 있다”고 말했다. 지하 1층 로비에선 악기· 춤 등을 연습할 수 있다.

이곳에서 K-pop 노래로 춤 연습을 하고 있는 대학생 루시씨는 “사우스뱅크 센터 로비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 음악을 크게 틀어도 방해되지 않고, 우리만의 연습을 할 수 있어 매우 좋다”고 했다. 지하 로비 공간에는 루시와 친구들 이외에도 재즈 댄스를 연습하는 커플, 바이올린을 연습하는 학생들도 볼 수 있었다. 이곳 관리를 맡고 있는 아닐다씨는 “연간 700만명이 찾는 곳이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이곳에서 본인이 원하는 문화 생활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테이트 모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건축 공간에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곳이다. 2000년 개관한 미술관으로 템스강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조성됐다. 1981년 문을 닫은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개조해 만들었으며, 20세기 이후의 현대 미술품을 전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7층 건물로 외벽이 모두 벽돌로 된 직육면체인 게 특징이다. 건물 한가운데는 원래 발전소용으로 사용하던 높이 99m의 굴뚝이 솟아 있다. 테이트 모던 전시의 특징은 테마가 있다는 것이다. 방문 당시 독일, 아티스트와 사회 등의 테마로 상설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미술관이면서 복합문화공간의 성격을 띠고 있어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도 많았다. 이곳에서 전시 기획을 맡고 있는 해리엇씨는 “전시 테마가 다양한 것이 다양한 세대가 찾는 비결인 것 같다. 그리고 미술을 모르는 사람들도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전시방식부터 특히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테이트 모던은 기업과 협력을 하는 특징도 있다. 대표적으로 ‘유니레버 시리즈’가 있다. 생활용품 회사인 유니레버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테이트모던 내 중앙 전시공간인 터빈홀의 전시를 후원했다. 올라푸르 엘리아슨의 설치미술작품전인 ‘기후 프로젝트’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유니레버 이후에는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가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대 커미션’이라는 이름으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후원을 진행한다. 해리엇은 “기업과의 연계는 기업의 사회공헌과 미술관 홍보라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런던에서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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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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