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5(화)

“치매환자에게도 음악에 대한 기억은 남아있다”

| 2019-03-16 07:51:47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

“모든 인간은 음악적인 재능 갖고 태어나”

음악이 미치는 영향 생애주기 따라 안내

빅토리아 윌리엄슨 지음/ 노승림 옮김/ 바다출판사/ 336쪽/ 1만7천800원


왜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사랑하는가. 왜 음악은 곳곳에 존재하는 걸까. 음악은 두뇌와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이 책은 음악심리학을 토대로 인간의 발달심리를 설명한 음악심리학 해설서다. 음악이 사람의 생애주기에 따라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인간의 발달사를 통해 안내한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음치, 귀벌레증 등 음악적 선입견을 과감히 깨고자 한다. 음악을 통해 나 자신이 어떻게 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었는지, 스스로 어떤 음악적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게 한다.

모차르트는 다섯 살 때부터 연주와 작곡을 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선천적으로 타고난 음악인’이라 불리며 음악적 재능을 타고난 최고의 사례로 언급된다. 저자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의 유무를 떠나서 모든 인간은 아기 때부터 음악적으로 태어난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음악적으로 태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태어나기 전, 즉 세상의 소리가 자궁으로 흘러들어 오면서부터 음악의 첫 경험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뱃속으로 전달되는 다양한 소리에 일찍이 노출된 결과, 갓난아기들은 기초적인 음악성을 지니고 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이 뱃속 태아부터 아이, 청소년, 성인으로 자라나는 인간 발달 전반에 따른 음악의 영향력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제시한다.

태교 음악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뱃속 아기는 음악을 어떤 소리로 받아들일까. 인간의 청각이 처음 발생하는 시기는 대략 임신 4개월부터다. 이전까지의 태아는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그 후에도 달팽이관 같은 미세 기관이 온전히 형성되는 데 두 달이 더 걸린다. 이 시점부터 태아는 외부 환경에서 전달되는 다양한 소리를 인식할 수 있다. 음향 전달의 측면에서 볼 때 태아가 자궁 안에서 무엇을 들을 수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태어나기 3개월 전부터만큼은 태아도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확실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태아는 뱃속에서 들었던 소리를 기억할까.

태중에 들은 소리를 아기들이 기억한다는 것이 학계의 오랜 정설이다. 갓난아기들이 엄마의 목소리에 규칙적으로 더 자주 반응하고, 산모의 신체를 통해 전달되는 엄마의 목소리에 아기가 익숙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태교 음악이 과연 아기의 음악 재능에 영향을 미치는가. 태교 음악에 노출되면 아기의 음악성이 더욱 향상될 수 있을까. 저자는 태아가 음악에 노출되었다고 훗날 음악적 재능이 향상된다는 과학적 연구결과는 없다고 언급한다.

음악을 들으면 정말 일의 능률이 오를까. 음악심리학자 그레그 올덤은 음악을 들으면 업무 수행 능력이 향상되며 자신이 맡은 일에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여러 다른 요인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어 실험 결과가 반드시 음악 청취의 영향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면 음악을 들으면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근무 중 음악 청취를 금지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음악심리학자 테레사 르시우크의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 자유롭게 듣던 음악을 금지할 경우 심리적인 금단현상과 결합된 부정적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저자는 개개인이 음악에서 얻는 효과가 각각 다르므로 음악이 일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방해가 되는지를 본인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심리학자 세브린 삼손은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심각한 언어 기억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음악에 대한 기억만큼은 어느 정도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독 음악에 대한 기억만이 오래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생각의 처리 방식 때문이라고 보았다. 사람의 주의력과 집중력을 요하는 기술(첫 걸음마, 첫 운전 등)이 숙달되는 것 같이 음악이 무의식 중에 각인이 되면 기억이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다고 한다. 기억상실이나 기억 장애는 의식적으로 기억을 잃게 하지만, 그에 반해 무의식 중에 각인된 기억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그러므로 과거에 각인된 음악을 더 쉽게 기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치매 및 알츠하이머뿐만 아니라 뇌 손상 등 음악과 기억에 관련된 다양한 사례도 이 책은 다루고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건강

교육

가장 많이 본 뉴스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