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5(화)

乙에게 힘을 주는 철학이야기

| 2019-03-16 07:55:45

송수진 지음/ 한빛비즈/ 296쪽/ 1만5천800원

철학을 떠올렸을 때 대부분 머리 아픈 학문, 뜬 구름 잡는 이야기로 생각한다. 그렇다보니 철학책은 전공하는 사람들이나 철학에 관심이 있는 소수의 전유물로만 여겨진다. 이 책의 저자 또한 과거에는 철학과 가깝지 못했다. 스스로 알 필요도 없다고 느꼈고, 철학은 사치로 여겼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평범하다 못해 사실상 ‘을’의 삶을 살아왔다. 20대의 그는 식품회사의 판매사원으로 길거리에서 시음을 권하고, 본사에서 파견된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점주를 압박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했다. 게다가 회사 생활로 푼푼이 모은 돈은 금융사기로 날려버렸다. 당시 저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체기에 답답한 가슴을 부여잡고 지냈다. 그는 조용하게 머물 곳이 필요했고, 도서관으로 찾아갔다. 그때 저자가 만난 책이 마르크스의 ‘자본론’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에게 쌓여있던 체기가 내려갔고, 비로소 가뿐해졌다.

책은 저자가 마르크스, 니체, 알튀세르, 들뢰즈 등의 철학세계를 만나면서 느낀 해방감을 담고 있다. 저자는 철학을 어렵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책 제목 그대로 ‘을’의 시각에서 철학의 세계를 풀어낸다. 저자가 직접 겪었던 좌절의 이야기에 적용시켜 어려운 철학 이야기임에도 쉽게 읽힌다.

저자는 철학이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관점을 갖게 해줬다고 말한다. 그는 “내 삶이 해석되기 시작하니 주변의 타인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처럼 철학은 때로는 눈물나는 자각을, 때로는 처절한 반성을, 때로는 작은 실천을 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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