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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초등맘 상담실] 자녀를 위한 감정 코칭

2019-03-18

기분표현 서툰 아이엔 ‘감정날씨 차트’ 활용하면 소통 도움

20190318
교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요즘 짜증만 내고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아요.”

자녀의 감정이나 행동 조절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이 적잖다. 아이들과 부모가 더욱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자녀의 감정코칭이 필요하다. 올바른 감정 코칭 방법이 무엇인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봤다.


Q. 자녀의 감정을 공감해주는 것이 왜 중요한가요?

A: 학교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은 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누군가로부터 감정을 이해받은 아이는 금방 감정을 추스르고, 그런 감정이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느낀다는 점에서 안도하게 되고 자신과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에 감정을 무시당한 아이는 더욱 과격하게 행동하며 그런 감정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나빠서 또는 이상해서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 감정코칭을 받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감정을 잘 다룰 줄 아는 아이가 집중력이 높고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우수해 학업 성취도가 높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또래 관계를 풀어가는 능력도 뛰어나며 심리적 면역력이 강해져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돼야 학업성취도 높아져
부정적감정 공감해주고 행동원칙 알려야



Q. 그렇다면 아이의 감정을 무조건 다 받아주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요?

A: 물론 아닙니다. 감정을 받아주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정은 충분히 공감을 하지만 행동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아이의 감정을 다 받아주고 공감하기에서 그친다면 방임이 될 수 있습니다. 한 걸음 나아가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 분명한 한계를 설정해 주어야 하는데 이때 행동의 한계는 자신이나 남에게 해로운 행동은 안 된다고 원칙을 세워두면 좋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놀다가 주먹다짐을 하고 온 아이이게 “그래, 화가 날 만했구나. 화가 나면 때릴 수도 있어”라고 감정은 물론이고 감정으로 인한 행동까지도 다 괜찮다고 아이를 격려하면 자기중심적 행동을 하게 되고 결국 어떤 행동이 적절한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게 됩니다.

교사와 부모는 아이의 감정은 모두 수용해주되,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를 그어 주어야 합니다. 앞선 예에서 “친구가 그렇게 말해서 ○○가 많이 속상했구나. 선생님(엄마)이라도 많이 속상하고 화났을 것 같아. 그런데 ○○가 화가 난다고 친구와 주먹다짐을 하게 되면 둘 다 다치게 되니깐 안 되거든(한계 규정). 어떻게 하면 서로 다치지 않게 너의 화난 감정도 풀고 친구와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까?(선택)”라고 아이의 감정을 공감한 후 행동의 한계를 규정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Q. 아이와 교감하는 감정 코칭의 구체적인 방법이 있나요?

A: 먼저, 아이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출발선입니다. 행동 속에 숨어 있는 감정을 포착해도 되고, 감정을 인식하기 어렵다면 직접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지금 화났어?”와 같은 닫힌 질문이 아니라 “지금 기분이 어때?”와 같은 열린 질문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가 있다면 ‘감정 날씨 차트’(기분을 날씨로 표현해요-폭풍, 맑음, 흐림, 고요)를 이용하여 지금 기분이 어떤 날씨에 가까운지 표현하라고 하면 좀 더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도 벽면에 감정 날씨 차트를 게시한 후 등교할 때나 수시로 자신의 이름표를 해당되는 날씨 그림에 부착하게 하면 담임교사가 학생들 개개인의 감정을 쉽게 알 수 있어 학생과 소통하기가 좋습니다. 가정에서도 감정 날씨 차트를 벽면에 게시하여 두면 쉽게 자녀의 마음 읽기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그런 다음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고 경청해야 합니다. 이때 ‘나는 네가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는 태도로 접근해서는 안 되고 아이 스스로 자기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한 후 진심으로 공감해 주어야 합니다. 이때 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부정적 감정 모두 공감해 주어야 하며, ‘왜’ 대신 ‘무엇’과 ‘어떻게’를 사용해 대화를 하면 좋습니다. “왜 슬펐어?” “왜 학교에 가기 싫은지 말해 줄 수 있겠니?”라고 묻는다면 감정을 이성으로 설명해야 하니깐 아이들은 “몰라”라고 답하며 더 짜증을 낼 수도 있습니다. 대신 “무슨 일이 있어서 슬픈 거니?” “어떤 면에서 학교에 가기 싫은지 말해 줄 수 있겠니?”라고 묻는 것이 공감 형성에 훨씬 좋습니다. 또한 아이가 자기의 언어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런 후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문제 해결은 행동의 한계를 정하기, 아이가 원하는 목표 확인하기, 해결책을 찾고 검토하기, 아이가 스스로 해결책을 선택하도록 돕기로 할 수 있습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 김선미 대구 유천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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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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