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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도 앓았던 소갈증, 다음·다식·다뇨로 ‘고생’

2019-03-26

■ 증상과 치료법
몸속 내부의 열에 의해 체액 마르고
음식 먹자마자 소화…물 마셔도 갈증
한약, 몸 스스로 혈당 조절하도록 도와

세종도 앓았던 소갈증, 다음·다식·다뇨로 ‘고생’
동의보감은 세종처럼 살찐 사람이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을 소갈증의 원인으로 보았다. 육식을 즐겼던 세종은 30대 전후 소갈증, 즉 당뇨병에 걸려 평생을 고생했다.

한글 창제 등 무수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이 그 업적만큼이나 많은 질병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세종이 42세 되던 때 기록된 ‘왕조실록’을 보면, 세종 스스로 지독한 눈의 통증을 호소하다 이미 13~14년 전부터 소갈증(消渴症)으로 고통받아 왔음을 언급하는 대목이 나온다. 세종은 이미 20대 후반부터 소갈증을 앓아왔던 것이다. 현대적 의미로 해석해 보면 ‘당뇨병’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세종은 육식을 좋아해 고기 아니면 밥을 먹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인 태종이 ‘자신이 죽은 뒤에 비록 상중이라 하더라도 세종에게는 고기를 먹게 하라’고 할 정도였다니 얼마나 고기를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육식을 즐기면서도 가만히 앉아 책 읽기만을 좋아했으니 몸이 무거워지고 비만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습관들이 어우러져 세종이 소갈증을 앓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세종은 30대 전후에 앓게 된 소갈증으로 평생 고생했다. 실록에는 ‘세종은 43세 때 이미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이 한 동이 이상이었다’고 적혀 있어 증세가 매우 심했음을 알 수 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소갈병은 소(消)와 갈(渴)을 주증으로 하는 병증이다. 소(消)란 마치 눈송이가 불에 닿자마자 녹아 없어지듯이 몸속 내부에 형성된 열에 의해 체액이 마르고, 음식물도 먹자마자 곧 소화돼 먹어도 먹어도 자꾸 먹고자 하는 다식(多食) 증상을 보이면서 그렇게 먹어도 오히려 몸이 야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병증을 만성 소모성 질환이라고 한다. 갈(渴)이란 목이 몹시 말라 물을 마셔도 자꾸 마시려 하는 다음(多飮) 증상이 있다는 뜻이다. 그토록 갈증이 나는 이유는 장부에 형성된 열에 체액이 고갈된 까닭도 있고, 소변을 너무 많이 보는 다뇨(多尿) 증상으로 체액 결핍 상태가 돼 이를 보충하고자 물을 자꾸 마시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소갈병은 다음·다식·다뇨의 삼다(三多)를 주 증상으로 하며, 이 세 가지가 당뇨병의 대표적 증상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소갈병을 상-중-하 세가지로 나눠 치료했는데, 세 가지 모두 진액이 마르고 속열이 생기며 기혈이 허해 더 이상 진액을 만들지 못하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동의보감에서는 소갈증의 원인을 세종처럼 살찐 사람이 기름진 음식을 다량 섭취하는 것으로 보았다. 비만인이 열량 높은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주리가 막힌다. 양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 살이 더 찌고, 위장에 열이 생긴다. 속의 열은 양기를 타오르게 하면 갈증이 난다. 속에 양기가 남아 있으면 비기(脾氣)가 위로 넘쳐 소갈이 생기는 원리다.

소갈증이 있는데 영양이 과잉되면 뇌저(腦疽)나 등창이, 영양이 부족하면 배가 부르는 창만(脹滿)이 생긴다. 창만은 찬 약재 사용으로 위의 기능이 떨어진 것도 요인이다.

합병증으로 진물이 나면서도 잘 터지지 않는 옹저(癰疽)가 잘 생긴다. 옹저는 종기인데 얕으면서 큰 것은 옹(癰)이고, 창면이 깊으면서 모진 것은 저(疽)다. 옹저는 화(火)의 사기(火邪)가 몸에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또 다른 합병증에는 망막증으로 인한 시력 약화와 시력상실이 있다. 세종이 부종과 안질환에 시달린 것은 소갈증의 악화로 볼 수도 있다.

한약은 단순히 혈당을 떨어뜨리는 데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기혈음양 상태를 개선시켜 더 근본적인 치료를 한다. 즉 몸 스스로가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되찾게 만들어 준다.

특히 면역력이나 재생능력이 떨어져 생기는 여러 합병증에 대해 양약으로는 뾰족한 방법이 없지만, 한약은 기력 자체를 돋워주는 기전을 사용하기에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혈당치가 높게 나온다면, 일단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하라. 그리고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가 소갈증을 개선시킬 방법을 찾으면 된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대한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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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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