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성공한 롤모델 보여주고 세계에 호기심 갖게 해야”

초등생들이 영어 수업 중 인형을 이용한 놀이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건물마다 즐비한 영어 학원들, 휴대폰을 켜면 광고 중인 영어 학습 앱, 쏟아지는 영어 관련 유튜브 채널. 영어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활용할 수 있는 매체와 자료들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영어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하면 영어 공부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Q.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A: 공부는 나와 관계가 있다고 느낄 때 귀에 쏙 들어오게 되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영어 학습도 마찬가지입니다. 골치 아픈 문법, 독해, 어휘 시험으로 이해되는 순간 영어에 대한 흥미는 떨어집니다. 우선 영어를 가르치기 전에 아이에게 꿈을 품게 해 주세요. 영어 의사소통 능력 덕분에 자신의 분야에서 큰 성취를 하게 된 좋은 롤 모델을 보여 주세요. 아이가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으로 외국 여행을 떠나고 싶은 꿈을 갖게 된다면, 토이스토리를 보고 세계적 애니메이션 만화가가 되고 싶다면, 알라딘의 주제곡이 좋아서 무슨 뜻인지 알고 싶고, 자라서 BTS와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한다면, 스파이더맨의 주인공에 매료돼 연기자가 되고 싶다면, 윤식당을 보면서 한국 음식 맛을 외국인에게 알리는 요리사 꿈을 꾼다면 영어란 분명히 필요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공부는 자신과 관계 있다고 느껴야 흥미
국어이해력 뒷받침돼야 영어학습도 효과
외국관련 대화 나누고 수준맞는 교재활용


Q. 영어 학습시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A : 첫째, 영어실력은 국어실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기초가 탄탄한 한글 독서력이 뒷받침될 때 영어 학습의 효과가 배가되며 영어 표현력과 이해력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아이가 선호하는 장르나 매체를 활용하여 기분 좋은 영어 학습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간단한 스토리북, 동화이야기로 구성된 챈트나 노래로,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는 영어학습 게임앱으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이는 애니메이션 장르를 선택하여 듣고 따라하면서 생활 속에서 살아있는 영어 표현을 자주 접하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현재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면 영어 교재나 학습 콘텐츠가 우리 아이의 인지 발달 단계에 적합한 수준인지 세심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이 학원이 좋다고 해서, 영어 잘하는 옆집 아이가 이렇게 하기 때문에 혹은 미국 원서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자료나 방법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교재와 콘텐츠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의 국어 실력보다 낮은 단계의 영어 수준으로 접근할 때 아이들은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넷째, 아이들이 영어와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면서 일상에서 사용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쉽게 잊어버리게 됩니다. 가정에서 영어 노래를 항상 틀어놓고 들려주는 것, 외국 여행을 다니면서 영어를 실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각종 영어 관련 대회나 행사에 참여해 영어 활용의 즐거운 경험을 갖는 것 등 배운 표현을 가능한 한 많이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섯째, 이야기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들으면서 큰소리로 따라 읽고 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는 우리말과 달리 리듬감을 갖고 있습니다. 영어를 듣고 따라 말하는 연습을 많이 한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그 리듬감을 체득하게 되고 이 리듬감은 이후에 영어 표현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Q.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다른 활동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외국에 관한 책이나 뉴스와 관련해서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이들의 세계관을 넓히고 영어 학습 동기를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대화하며 자란 아이는 자연스럽게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되고 열린 가치관을 형성하게 됩니다. 글로벌 이슈에 대한 부모님의 견해를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도 정립해 가게 되기 때문에 글로벌 세계시민의식의 토대를 갖추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영어라는 언어 자체의 문제에서 시작하기보다는 우리 아이의 미래가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회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세계인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세계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되고 글로벌 리더로서의 꿈을 품게 될 것입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도움말=정승혜 대구 침산초등 교사

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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