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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성교육 - 도전하는 방학

2019-08-12

“남은 방학, 결과 생각 말고 가치있는 일 시작하면 보람”

20190812
일러스트=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학교마다 개학일이 약간씩 다르겠지만, 대부분 학교의 여름방학은 보름 정도 남았을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있습니까.

방학은 한 학기 동안 열심히 학교생활을 한 여러분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우리는 매번 이 선물이 특별한 선물이기를 기대합니다만, 막상 방학을 맞이하고 나면 평범하고 지루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요. 우리가 그토록 원하고 좋아하는 방학인데 말입니다.

가족 위해 저녁 밥상 차려보기 등
하고 싶은 일 작성해 실천해 보기
도전한 자신에게 칭찬 잊지 말아야


만약 여러분에게 “방학이 왜 좋습니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답을 하겠습니까. “학교에 가지 않아서 좋아요.” “공부를 하지 않아서 좋아요.”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니 좋아요.” 등과 같이 방학에는 무엇을 하지 않아서 좋다고 말하는 학생이 있을 것입니다. 이와 달리 방학에는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어떤 것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방학을 좋아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좋아하는 이유는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나는 방학에 어떤 것을 하지 않아서 좋다고 말한 학생보다는 어떤 것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 학생을 더 높게 평가합니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보다 무엇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 더 진취적이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거나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방학이 좋다고 말한 학생의 방학은 특별하고 의미 있는 방학이 될 확률은 높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평소 하지 못했던 무엇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 학생의 방학은 특별하고 의미 있는 방학이 될 확률이 훨씬 더 높을 것입니다.

방학 기간이 반쯤 지나간 이 시점에서 나의 방학이 특별하고 의미 있는 방학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내가 방학 중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고 지금이라도 그것을 할 수 있도록 도전해 보기 바랍니다. 남은 방학은 ‘도전이 있는 방학’을 만들어 보기 바랍니다.

얼마 전에 진정한 도전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하는 중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 여자 수구 팀이 러시아를 상대로 1골을 넣자 선수들은 서로 얼싸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관중과 TV를 통해 관람하던 시청자는 선수들에게 열렬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방송사들은 앞 다투어 그들의 득점 장면을 주요 뉴스에 담아 내보냈습니다.

이러한 열광적인 반응은 그들이 금메달이나 은메달을 획득하는 결승골을 넣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여자 수구 팀은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64대 0으로 크게 졌으며, 그날 러시아와의 경기도 30대 1이라는 큰 점수 차로 졌습니다. 그 골은 수많은 골을 허용한 뒤에 넣은 한 골에 불과한 초라한(?) 골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그 골에 열광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도전’이었습니다. 그들은 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1골을 목표로 수구경기에 도전을 했습니다. 이기지 못할 경기라는 이유로 미리 포기한 것이 아니라, 질 것을 알면서도 어렵고 힘든 경기에 도전하여 1골을 넣었다는 것에 온 국민은 박수를 보낸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실패하거나 힘들 것이 두려워 도전을 망설이고 있습니까. 지금 당장 용기를 내어 가치 있는 도전을 시작해 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그 성과나 결과에 상관없이 무언인가 도전하기 위해 노력한 자신에게 칭찬을 해 주기 바랍니다.

오랫동안 직장을 다니던 사람들이 은퇴를 한 후에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버킷리스트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어 놓은 목록입니다. 이 목록은 개인마다 다른데 세계 여행과 같이 큰 프로젝트도 있지만, 가족에게 저녁상 차려주기와 같이 소박한 것도 있습니다. 난 여러분에게 버킷리스트와 비슷한 방학리스트를 작성해 보기를 권합니다. 방학 동안에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적으란 뜻입니다. 하루를 시간이나 분단위로 쪼개면서 일일계획을 세우는 방학계획은 많이 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키기 어려운 계획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보다는 내가 소중하고 가치 있는 그리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적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며, 목록에 적힌 것을 실천할 때마다 하나씩 지워가는 기쁨을 맛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면 남은 방학은 지루하고 심심한 방학이 아니라 가슴 설레고 활력이 넘치며 특별한 방학이 될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남은 방학은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아서 좋은 방학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서 좋은 방학입니다. 김장수<대구진천초등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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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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