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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詩미학 보여주는 대표작

2019-08-24

너를 닫을 때 나는 삶을 연다

네루다의 詩미학 보여주는 대표작
파블로 네루다 지음/ 김현균 옮김/ 민음사/ 432쪽/ 1만6천원

칠레의 국민 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파블로 네루다는 지역 일간지에 일주일에 한 번씩 자신의 시를 연재하기로 하면서 특이한 조건을 하나 걸었다. 바로 문예면이 아니라 뉴스면에 시를 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연재되었던 그의 시는 독자들의 삶과 호흡하며 몇 년간 인기리에 연재됐다. 그는 “시는 모름지기 모두가 함께 나누는 빵 같은 것이 되어야 하며 최고의 시인은 우리에게 일용할 빵을 건네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그의 오랜 시적 신념이 적절한 시의 형태로 구현된 것이 바로 이 송가 시리즈다.

네루다의 대표 시집 ‘너를 닫을 때 나는 삶을 연다: 기본적인 송가(Odas Elementales)’가 국내 최초로 완역돼 출간됐다. 네루다는 굴곡진 라틴아메리카와 칠레 현대사의 ‘문학 투사’이기도 했으나, 동시에 문학비평가 헤럴드 블룸으로부터 모든 시대를 통틀어 서구의 가장 고전적인 시인이라는 평가도 받은 ‘서정과 순수’의 시인이기도 했다. 평생 2천500편 넘는 시를 남겼다. 이 시집은 분명하게 민중의 삶을 향하면서도 ‘단순한 언어의 미학’으로 높은 예술성을 달성한 네루다 후기 시 미학을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시는 알파벳 순으로 정렬돼 있다. 공기(Aire)에서 시작해 포도주(Vino)까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시로 썼다. 옷·토마토·양파 등 소박한 사물부터 기쁨과 슬픔 등의 감정, 동료 시인, 게으름 등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것이 시가 돼 담겼다. 짤막한 시행은 신문 지면에 싣기 위해 판형에 맞춘 것이지만 한편으론 내용과 형식의 일치를 위한 그의 의도적 선택이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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