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한눈에·소리 조화 2층 앞줄 '강추'…시설 따라 다소 차이도
유명 오케스트라 대구 공연을 앞두고, A씨는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앞줄을 선택하고 공연을 기다렸다. 그런데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은 A씨 표정이 어두웠다. 연주가 기대만 못했고, 엉망으로 들리기까지 했던 것이다. 하지만 2층 첫줄 가운데 열에 앉았던 B씨는 좋은 연주를 들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왜 그럴까. 이런 경우 자리가 관건이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 A씨가 앉은 자리는 소리가 안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보통 앞자리는 인기석이지만, 오케스트라 연주감상 명당은 아니다. 앞 줄 왼쪽 열에 앉는다면, 협연자의 손놀림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지만 좋은 음향을 듣는 건 포기해야 한다. 오케스트라 공연 때 좋은 소리를 들으려면 앞자리는 피해야한다. 바이올린, 심벌즈, 첼로, 호른 등 특정 악기 소리만 크게 들릴 수 있는 탓이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무대와 일정 거리를 둬야 관악·현악·타악기가 잘 섞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1층의 경우 뒤쪽 좌석(2층 아래 근처)이 좋다.
2층 첫 줄은 전통적인 명당이다. 실제로 왕들은 오케스트라공연을 감상할 때 2층에 있었다. 높은 자리에서 모든걸 조망하고픈 욕구 때문이다. 2층 좌석에 앉으면 무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데다, 음악감상하기도 좋다. 소리는 아래에서 위로 오르기 때문이다.
클래식 마니아는 2층을 선호한다. 그렇지만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등 대구지역 공연장 2층 첫 줄은 피해야한다. 난간이 너무 높아 시야를 방해한다. 앉은 키가 크지 않으면 고개를 앞으로 쭈욱 빼고 감상해야 한다. 그리고 계명아트센터 2층은 무대가 다소 멀어서 잘 안 보이고, 소리도 안 좋다.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 공연을 감상할 때도 2층이 명당이다. 소리도 좋고 무대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오페라는 무대를 얼마나 잘 꾸몄는지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무대가 한눈에 안 들어오는 1층은 좋은 자리가 아니다.
유럽에서 처음 오페라하우스를 만들었을 때는 1층에 객석을 만들지 않았다. 공연 중에 발레 등 무용수가 나와서 춤추기 위한 공간이었다. 소리도 만족스럽지 않은데다 무대 전체가 한 눈에 안 들어오는 탓이다. 그러다 평민들 사이에서 오페라 인기가 치솟자, 객석을 확보하려고 1층에 의자를 놓았다.
관악·현악·타악기 음량이 골고루 균형잡힌 소리를 듣고 싶다면, 객석 가운데 좌석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좋은 연주홀은 가운데에서 다소 치우치더라도 모든 악기 소리가 잘 들린다. 아쉽게도 대구에는 그런 공연장은 드물다. 자리가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조금만 치우쳐도 특정 악기군이 크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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