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10916.010230749280001

영남일보TV

[경제칼럼] 시부사와 에이치(澁澤榮一)를 기리며…

2011-09-16

장사란 사리사욕에 공익을 동반해야 해
개인의 영리활동 또한 공익과 국부를 전제해야 참된 富 도덕에 기반

[경제칼럼] 시부사와 에이치(澁澤榮一)를 기리며…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적 자본주의의 길에 접어든 일본은 한 사람의 역사적 인물을 갖는 행운을 얻습니다. 그 위인은 일본 특유의 상도(商道)라는 독특한 ‘유교식 자본주의’의 논리적 기초를 제공하게 되는데…. 그 위인의 이름이 바로 ‘시부사와 에이치’입니다. 에도막부 시기인 1840년에 태어나 에도말기, 메이지, 다이쇼 시대를 거쳐 쇼와시대인 1931년까지 살다 간 시부사와 에이치는 일본의 근대화 과정인 이 네 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식 자본주의의 초석을 닦은 인물로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그는 ‘일본 금융의 아버지’ ‘일본 기업의 아버지’ 또는 ‘일본 근대 자본주의의 최고 영도자’로 불릴 정도로 대단한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7세인 1867년 파리 만국 박람회 시찰을 계기로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산업제도를 몸소 체험한 후 1869년 메이지 정부의 조세국장, 구조개혁국장을 맡아 일본의 조세, 화폐, 은행, 회계제도를 근대적으로 개혁하였습니다. 1877년 33세에는 ‘상업이 부흥해야 나라가 산다’는 신념으로 관직을 버리고 산업계에 투신하였습니다. 도쿄가스, 태평양시멘트, 도쿄증권거래소, 기린맥주 등 500여개의 근대기업 설립에 관여하며 일본 ‘최초’의 사업과 제도를 수없이 벌여 나간 사람입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적십자사, 세이루카 국제병원 등 공익단체의 설립에도 관여하며 600여개의 공공기관을 세우는 등 일본 근대사회 전반의 틀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러한 공로들로 1926년과 27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되는 등 일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그 공로를 인정받는 분입니다.

91세로 생을 마친 ‘일본 근대화의 아버지’인 시부사와 에이치가 평생을 갖고 있었던 경영철학의 키워드는 그의 강연내용을 묶은 저서인 ‘논어(도덕)와 주판(경제)’으로 축약됩니다.

서로 별개일 것 같고 심지어는 상극일 것 같은 두 가지 개념을 융합하는 것이 근대화의 기로에 선 일본을 위해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부국강병과 근대적 자본주의의 길로 매진하던 일본에서도 거대한 부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윤리의식이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채 오직 치부만을 위해 돌진하던 일본의 근대화에 ‘유교적 사상과 공익’이라는 아름다운 가치관을 불어넣은 그의 경영철학은 너무도 위대해 보입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논어’를 비롯한 동양의 고전을 통해 ‘儒商의 道’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장사란 사리사욕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공익을 동반해야 한다면서 개인의 영리활동 자체도 결과적으로는 공익과 국가의 부를 전제로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진정한 부는 ‘인의도덕’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 절대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얻는 것은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 주장하면서 당당하게 경제활동을 할 것을 주문합니다. 오늘날의 경영학자들이 주장하는 ‘지속 가능한 생존과 경영’의 해답을 이 저서는 제시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안철수 교수의 인기가 매우 높은가 봅니다. 필자는 그의 높은 인기의 이유 중 하나를 ‘논어와 주판’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가 그동안 실행해 왔던 ‘따뜻한 자본주의’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높다고 봅니다.

우린 지난날의 경제적 성장을 배분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기업인으로서 쌓은 부가 정당하고 그 부를 과감히 공익과 연결시켜온 삶의 방식이 국민들에게 ‘사회적 혜택을 받은 계층의 정당한 책무’라는 차원에서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합니다. .

“돈 놀음에만 빠져있는 한 세계 경제는 절대 못 일어난다”라는 ‘월스트리트의 전설’ 펠릭스 로하틴의 경구가 아니더라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우리사회의 리더집단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송규호 나노융합실용화센터장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