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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포 서일 기념사업회 서훈 회장

2011-12-27

“항일 무장투쟁 숨은 주역들 찾아 업적 알리겠다”
4년전 서일장군 활동 기록 발견
조선족 학자 등과 연구 매진
中동북공정의도 알리고 연변 서일 묘소 재정비
기념관 건립 성역화하고 싶어

[인터뷰] 백포 서일 기념사업회  서훈 회장
서훈 백포 서일 기념사업회장이 최근 2012년 새해를 앞두고 자신의 포부를 밝히며 활짝 웃고 있다.

지난 14일 국내에선 처음으로 대구에서 ‘백포 서일 출판기념회 및 한·중 국제포럼’을 개최하는 등 백포 서일 장군 알리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서훈 전 국회의원(백포 서일 기념사업회장)을 최근 만났다. 대구 동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서 전 의원은 동북공정의 의도를 알리고 서일 장군의 숨겨진 의미를 되찾는 데 남은 생을 바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일흔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청년처럼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서 전 의원의 모습에서 평균 수명 90대를 맞이한 우리 세대 은퇴자들에게 어떻게 살아야할지에 관한 지침을 알려주는 듯 해 인터뷰 내내 기분이 좋았다.

-백포 서일 장군을 알게 된 계기는 언제입니까.

“2007년 6월 헌정회원들과 함께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 독립유적지탐방을 하다가 김좌진 장군 기념관을 방문하게 됐는데, 거기서 백포 서일 장군의 무장독립투쟁에 대한 기록을 발견했어요. 부끄럽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서일 장군을 잘 몰랐습니다.”

-백포 서일의 어떤 점에 매료돼 기념 사업회를 발족하게 됐나요.

“그분은 41세라는 짧은 생애에도 위대한 업적을 남겼어요. 첫째, 북간도를 중심으로 대종교를 전파해 민족정신을 함양한 게 대표적입니다. 대종교인으로서 정체성과 독립운동가로서 정체성을 정신과 육체로 내화한 인물입니다. 둘째, 대종교 교주로 천거를 받았지만 나라가 없는데 나라 찾는 일이 우선이라며 무장독립투쟁의 선봉에 선 것이죠. 셋째, 함북 경원이 고향인 백포는 미래 통일조국과 동북아시아의 평화정착에 상징적인 인물로 추앙받으실 만합니다. 그는 독립 운동가이면서 사상가이자 종교지도자였죠.”

-서일 장군은 어떤 분이신가요.

“그 분은 대일항쟁의 최선봉이었던 대한독립군단의 총재로서 김좌진, 홍범도, 이범석, 지청천 등 내로라하는 장군들을 통솔했던 실질적인 지도자였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독립군들이 대종교 신자였어요. 당신께서는 대종교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무장독립단체를 이끌다가 대한군정서, 북로군정서 등의 수장을 거친 뒤 통합독립군인 대한독립군단의 총재를 맡았어요. 특히 대한독립군단이 와해되자 자신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한 뒤 천도교 최고 수련경지였던 조식(調息·일종의 단전호흡)으로 스스로의 생을 마감했습니다. 권력만 가지면 책임지지 않는 이 시대 정치권과 사회에 사표가 될 만합니다. 김좌진, 홍범도, 이범석 등의 명성에 비해 서일 장군이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돼 있습니다. 기념관 건립은 고사하고 이제 겨우 지난 8일 백포 서일의 평전이 발간됐으니 뵐 면목이 없죠.”

-서일 기념사업회에는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있나요.

“서씨 대종회를 비롯해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박찬종 전 국회의원,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과 몇몇 전현직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5년간 서일 장군을 연구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이라면.

“지난해 기념사업회를 발족시켜 평생을 바쳐 서일 장군에 대한 연구를 하신 조선족동포사학자 고(故) 강용권 선생과 그 분의 정신을 이어 연구하고 계시는 리광인 저장위에수웨이 외국어대학 교수, 김송죽 선생 등의 힘으로 ‘만주벌의 혼-독립군총재 서일 평전’을 발간한 것입니다. 또 우여곡절 끝에 서일의 고손자인 서영승씨(25)를 비롯해 서일 장군의 후손들을 찾아 기념사업회가 하고 있는 일을 알리고 동참토록 한 것입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습니다. 이참에 향후 북한 및 대중국 관계를 짚어주신다면.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동북아정세가 출렁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북한은 중국의 관리 하에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북한내에선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동북공정을 통해서 알다시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나진·선봉을 비롯해 무산 등 중국과 접해있는 북한을 개방하기 위해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평양에도 개성공단과 같은 공단을 만들어야 합니다. 조선족이나 고려인동포를 활용한 남북평화사업도 해 볼 만합니다. 조선족 동포 국어교사를 한국의 한자 교사로 임용해 중국어와 한자를 동시에 가르치는 것도 시급히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서일 기념사업회가 추진하고 있는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요.

“서일 장군의 증손자인 서희우씨(중국 흑룡강성 하얼빈 거주)가 연변조선족자치주 지역에 서 장군의 기념관 터를 마련할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방치되다시피하고 있는 서 장군의 묘소를 재정비하는 한편, 기념관을 지어 이 지역을 성역화하고 싶어요. 시인 윤동주의 생가가 있는 연변 용정 명동촌과 더불어 한국인들의 관광, 교육 순례코스로 삼아 자라나는 세대에 서 장군의 업적을 알리고, 교육기관을 건립해 중국에서 우리말과 글을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또한 서 장군뿐만 아니라 만주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과 역사적 사실들을 발굴해 이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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