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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생사당(生祀堂)

2013-06-10
[자유성] 생사당(生祀堂)

청백리 중 한 사람으로 허백당(虛白堂) 김양진(1467~1535)이란 인물이 있다. 40년간 관직 생활을 하면서 청백과 애민의 자세로 일관한 그는 자신의 봉급까지 털어 가난한 백성을 구휼할 정도로 민생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무슨 일을 계획하고 실천함에 있어서 항상 백성의 삶을 먼저 생각하고 앞세웠다.

그는 1520년에는 전라감사로 완산(전주)에 부임했다. 이듬해 임기를 마치고 떠나게 되자 그를 전송하는 주민들이 탄 수레와 말이 수백m나 이어졌다. 눈물을 뿌리며 계속 따라오는 그들을 타일러 보내느라 큰 애를 먹어야 했고, 그중 노복이 되기를 자원하며 따라온 30여명은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 않고 결국 안동까지 따라와 노복으로 함께 살았다. 완산 주민들은 이런 허백당이 떠난 후 생사당(生祀堂·주민이 수령이나 감사 등의 훌륭한 공적을 기리기 위해 당사자 생시에 지은 사당)을 지어 그 덕을 기렸다.

청신재(淸愼齋) 박의장(1555~1615)은 임진왜란 때 혁혁한 공을 세운 무장이면서 목민관으로서도 남다른 치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경주부윤으로 재임하면서 숙부로부터 양곡을 얻어 아사 직전의 주민 구휼을 위해 쓰는 등 임란 후 민생의 안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경주부민들은 이런 그를 떠나보내지 않으려고 관찰사나 임금에게 여러 차례 유임을 간청하는 소장을 올렸고, 덕분에 그는 판관(2년)에 이어 부윤으로 7년간 재임해야 했다.

요즘도 주민들은 이런 목민관을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정말 만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며칠 전 하성식 함안군수가 월급을 3년째 기부하고 있다는, 기분 좋은 보도를 접했다. 선거공약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취임 후 지금까지 봉급 1억7천800여만원을 내놓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용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고, 부인이 받아오라는 마지막 월급만 받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란다.

대구·경북에서도 주민들이 생사당을 지어주고 유임 소장을 올리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지자체장들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김봉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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