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마우스에서 아이언 맨까지…디즈니 애니 90년 역사 한눈에
조니 뎁의 ‘론 레인저’ 개봉준비 한창
유머·재미·액션·로맨스 골고루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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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의 원천’인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본사 전경. |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 이곳에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의 산실인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가 있다. 월트 디즈니는 만화·영화·캐릭터·출판·음반·놀이공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오락 분야의 콘텐츠를 제작·배급하는 세계 최초의 엔터테인먼트 그룹이자 거대 글로벌 미디어기업이다. 나라와 인종·성별·나이에 관계없이 전 세계 인구를 고객으로 하는 몇 안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12일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월트 디즈니가 개봉을 앞둔 ‘론 레인저’(7월4일)의 홍보와 함께 디즈니의 라인업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 영화기자들을 초청한 것이다. 이날 이례적으로 앨런 혼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까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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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2억6천만달러를 투입한 와일드 액션 어드벤처 무비 ‘론 레인저’. |
◆‘론 레인저’, 그리고 디즈니 라인업
‘론 레인저’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물론 ‘캐리비안의 해적’ 1·2·3편의 감독을 맡은 고어 버빈스키 감독과 조니 뎁이 또 한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미스터리한 매력의 인디언 악령 헌터 톤토(조니 뎁)는 신비로운 힘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간 존(아미 해머)을 살려내고, 극적으로 살아난 존은 블랙 마스크를 쓴 론 레인저로 부활해 악인들을 상대로 복수를 감행한다는 줄거리다. 마치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가 아닌 산초의 시각으로 스토리를 재구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론 레인저’는 와일드 액션 어드벤처 무비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든다.
‘캐리비안의 해적’을 위해 거대한 배를 만들었듯 ‘론 레인저’ 역시 제작비 2억6천만달러를 투입해 극 중 등장하는 3대의 기차와 8㎞에 달하는 철로, 대규모 세트 등을 제작했다. 이를 배경으로 직접 말을 타고 미국 남서부를 횡단한 조니 뎁과 아미 해머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 스펙터클을 유감없이 선사할 예정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2명이 콤비를 이루어 무법지대에서 활동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머·재미·액션 그리고 로맨스가 담겨 있다”고 말하는 제리 브룩하이머는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가 한국에서 성공을 이뤄냈듯 ‘론 레인저’ 역시 비슷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아이언맨3’로 한국에서 9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는 점에서도 ‘론 레인저’에 거는 기대감은 커보였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데이브 홀리스 부사장이 소개한 라인업을 살펴보면 흥행 가능성이 보이는 대형작들이 즐비했다. 우선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겨울 왕국’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블은 매년 2편이 제작되는데 ‘토르: 다크월드’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가 있다. 또한 루카스 필름은 2015년에 개봉할 새로운 ‘스타 워즈’를 준비 중이다. 이밖에 ‘몬스터 대학교’ ‘말레피센트’ ‘니드 포 스피드’ 등이 전세계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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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에서 초창기에 사용한 입체카메라인 멀티플레인 카메라가 전시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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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안에 전시돼 있는 ‘미녀와 야수’의 캐릭터. |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역사
디즈니의 심장부는 디즈니 스튜디오다. ‘미키 마우스’ 시리즈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비롯한 수많은 디즈니 만화영화와 실사영화가 이곳에서 제작됐다. 이 날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를 방문한 한국기자들의 안내는 디즈니 스토리안을 담당하고 있는 하워드 그레이씨가 맡았다. 그는 디즈니에서만 36년을 근무하고 있는 열혈 디즈니맨이다. 그는 “높은 임금과 복지, 그리고 작업환경이 자유로운 만큼 이직률이 낮고 상대적으로 직원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고 말한다. 한 예로 애니메이션 스케치를 담당하고 있는 조 그랜트라는 직원은 97세까지 디즈니에서 근무했다고 귀띔한다.
애니메이션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는 건물로 들어섰다. 지금은 간헐적으로 TV 애니메이션 정도만 작업할 뿐 대부분의 작업은 1985년 이주한 글렌데일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대신 이 곳은 과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들을 전시해놓고 있다. 건물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복도 양쪽에는 미키 마우스, 덤보, 101 달마시안, 미녀와 야수 등 우리에게 친숙한 캐릭터들과 그림들이 액자에 담겨져 전시돼 있다. 또 로비 중앙에는 육중한 규모와 무게감이 느껴지는 초창기 입체 카메라인 멀티플레인 카메라가 자리해 있다. 이젠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된 이 카메라는 80년대 중반까지 사용됐다고 한다.
1923년 여름 월트 디즈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캔사스 시티에서 단편을 제작해 개봉했다. 공식적으로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시작이다. 이후 월트는 수석 애니메이터 어브 아이웍스와 함께 생쥐를 디자인했고, ‘미키’라는 이름을 짓게 된다. 그리고 28년 뉴욕 콜로니 시어터에서 공개된 ‘증기선 윌리’에서 미키 마우스는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이후 ‘미키 마우스’ 시리즈로 이어졌다.
전세계적 반향을 불러모은 ‘아기돼지 삼형제’가 33년에 개봉됐고 34년에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혁명을 일으키며 사랑을 받았다. 디즈니 스튜디오는 이후 애니메이션 영화들과 TV 시리즈 등을 제작하였다. 66년 월트 디즈니가 죽으며 한 시대를 마감하게 되지만, 디즈니는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간다.
95년에는 픽사와 함께 ‘토이 스토리’가 완성된다. 디즈니와 픽사의 성공적인 조합은 이후 ‘벅스 라이프’와 ‘니모를 찾아서’, 그리고 ‘인크레더블’로 이어진다. 2005년 로버트 아이거가 디즈니 역사상 7번째 수장이 된다. 아이거는 재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소비자들과 소통하려 했고, 그의 첫 번째 주요 구상은 픽사 애니메이션의 흡수였다. 이후 2009년 스티븐 스필버그와 장기 배급계약을 맺었고, 드림웍스 스튜디오의 실사영화를 배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8월에는 ‘아이언 맨’ ‘스파이더맨’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를 소유하고 있던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사들였다.
현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인 앨론 혼은 디즈니·픽사·마블 그리고 루카스 필름이 제작하는 영화들의 제작·배급·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체어맨을 맡은 후 ‘어벤져스’ ‘아이언맨3’ 두 작품의 세계적인 흥행을 이뤄내며 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전 세계에서 흥행성적이 10억 달러가 넘는 작품은 총 16편인데 그 중 디즈니 작품이 6편을 차지하며 단일 스튜디오가 보유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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