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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사투리 살리기

2013-10-07
[자유성] 사투리 살리기

사투리를 살리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직은 언어학자나 일부 관심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제한적이다. 하지만 활동에 공감하는 단체와 개인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사투리 대회나 사투리 상품 공모전 등이 그것이다. 정감 넘치고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는 지방 고유의 표현을 살리고 보존하자는 취지다.

프로야구장에 등장하는 “쌔리라”라거나 “마!” “와!” 같은 짧은 응원구호를 다른 지방 사람들이 대번에 이해하기는 힘들다. TV의 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사투리가 유행하기도 하지만, 언어의 재미나 독특한 강세 때문에 일시적 관심을 받을 뿐이다. 하지만 “궁디를 마 조 차뿔라”와 “궁둥이를 차버리겠다”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사투리의 소멸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언어교육 때문이다. 1970~80년대 지역색을 완화하자는 차원에서 표준어만을 강조한 정책이 원인이었다. 이런 과정에서 사투리는 ‘고치고 없애야 할 언어’라는 고정관념이 심어졌다. 사투리가 심하다고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사투리가 심한 지방대학생은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표준어 규정 가운데도 지방 사람이 애를 먹는 것은 발음과 억양이다. 경상도 사람에게 특히 힘든 부분이다. 맞춤법이야 배워 익힌 대로 한다지만 발음은 평소에도 사용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모음 ‘ㅓ’와 ‘ㅡ’, ‘ㅔ’와 ‘ㅐ’의 구분과 자음 ‘ㅆ’ 발음이 특히 어렵다. 억양은 더욱 그렇다. 경상도 출신 방송인들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이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놀림의 단골 소재다.

우리나라 표준발음법은 조사 ‘~의’의 발음을 ‘~에’로도 허용한다. 또 첫 음절에 오는 모음 ‘ㅢ’를 ‘ㅣ’로, ‘ㅖ’의 일부 경우를 ‘ㅔ’로 발음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서울사람들이 그렇게 발음하기 때문이다. 경상도 사람이 음가대로 ‘~하고(요)’라 발음하는 것을, 지금 서울사람들은 ‘~하구(요)’로 발음한다. 이것도 언제 표준발음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서울 사투리 발음에 불과하다. 서울 사투리가 우리말을 오염시키는 전형이다. 박경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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