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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동대구역 광장 흡연실 있으나 마나

2014-10-13

내부 좁고 환기 잘 안돼 밖으로 나와 흡연…금연구역 지정 ‘무색’
흡연실 전국 첫 설치에도 시설 열악해 ‘무용지물’

20141013
12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시민들이 흡연실 밖에서 담배를 피워 KTX역 광장 금연구역 지정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동대구역 흡연실 안은 완전 너구리굴입니다. 숨 쉬기도 힘들어요.”

전국 KTX역사 중 처음으로 설치된 동대구역 광장의 흡연실이 열악한 시설로 인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흡연실 규모가 협소한 데다 내부 환기시설조차 부족한 것이 주 원인이다. 이에 흡연자들과 일반시민들은 시설 증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오전 동대구역 광장.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역사를 나오자마자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문 뒤 동대구역 광장에 마련된 흡연실로 향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흡연실 내부로 들어가지 않은 채 인근에서 담뱃불을 붙였다.

이 남성뿐만이 아니다. 20여명의 흡연자들은 지정된 흡연실 내부가 아닌 인근의 외부공간에서 흡연을 했다. 흡연실 내부에는 10여명만 있었다.

동대구역 광장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지만 흡연가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광장에 있는 비흡연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아들과 함께 동대구역을 찾았다는 최모씨(35·서울 서초구 반포동)는 “한눈에 보기에도 흡연실이 작아 보여 밖에서 흡연하는 이들의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다섯살배기 아들이 행여 담배 연기를 맡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제발 흡연규정이 잘 준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흡연자들은 흡연실내 환기시설 부족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차를 이용해 경주에서 대구로 매일 출퇴근한다는 정모씨(55·대구 수성구 범어동)는 “흡연실이 좁은 데다 환풍기와 같은 배기시설이 빈약해 한 번 들어갔다가 나오면 머리가 아플 정도”라며 “동대구역 광장에 흡연실을 추가 설치하고, 배기시설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40대 흡연 남성은 “흡연실에 10명 이상 들어가면 자리가 없다. 담뱃세는 크게 올리면서 흡연자들에게는 흡연실에 줄서서 들어가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설치된 동대구역 광장 흡연실 규모는 23.1㎡(7평)남짓하다. 반면, 올해 동대구역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5만4천99명에 달한다. 성인흡연율이 44%인 점을 고려하면 흡연실 규모가 작다는 의미다. 자칫 전시행정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관할 대구 동구청은 앞으로 동대구역 광장내 흡연단속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아직 동대구역 흡연실 확대 및 시설개선에 대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지정된 흡연실 외에 동대구역 광장에서 흡연을 하면 과태료(2만원)가 부과되는 만큼 흡연자들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흡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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