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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구미경제 흔드는 유언비어

2015-12-31
[취재수첩] 구미경제 흔드는 유언비어

“대기업과 관련된 유언비어도 문제지만 중소기업 유언비어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LG디스플레이 사원들의 감원 유언비어와 삼성전자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설로 구미지역 경제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영남일보 12월24일자 2면)는 보도가 나간 뒤 중소기업도 예외가 아니라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요즘 구미국가산업단지를 흔들고 있는 대표적 대기업 유언비어는 △LG디스플레이에 근무하는 근로자 1만4천명 중 30%가 파주공장으로 옮겨간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휴대폰 물량의 절반 이상을 내년부터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LG전자 구미공장의 파주 이전설 등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근거없이 퍼졌던 일명 ‘카더라 방송’ 형태의 유언비어 망령이 되살아난 것이다. 여기에는 해당 대기업의 상호, 시기, 방법, 대상 인원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시민들은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진화에 나선 LG디스플레이는 “낡고 노후된 구미사업장 P2공장에 종사하던 150명 안밖의 소규모 인력이 한시적으로 파주공장에서 근무하게 된다”면서 “파주와 구미공장의 소규모 인력 이동은 매년 반복되는 연중 행사나 다름없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도 “최신 제품은 기술보안 문제로 해외 생산이 어려워 구미스마트시티 휴대폰 생산 시설을 베트남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헛소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지금으로부터 16~17년 전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파주 이전을 포함해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던 시절에 LG 계열사와 근접한 구미시 인동·진미동과 칠곡군 석적읍에서는 아파트 가격 폭락 사태가 발생했다. 유언비어가 휩쓸고 지나간 후에는 서민 경제가 끝없이 추락하는 후폭풍에 시달렸고, 4~5년이라는 적잖은 세월 동안 상상 이상의 경제 위기를 겪어야 했다.

과거를 사례를 되짚어 볼 때 대기업 유언비어는 중소기업 유언비어에 비해 조기 차단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원인과 실체가 있는 대기업 유언비어는 대기업과 관계기관이 적극 나설 경우 조기 차단도 가능하지만, 중소기업 유언비어는 사실상 별다른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구미산단에 떠돌고 있는 중소기업 유언비어는 △은행권의 중소기업 200여개사 부도 시기 조율설 △내년 설을 전후해 대규모 부도 발생설 △중소기업 200~300개사의 연쇄 부도설 등이다.

헛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구미산단의 유언비어는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 서민 경제를 파탄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이 중소기업 유언비어 확산을 막아야 하는 절박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지역 경제계가 유언비어 대책에 손을 놓게되면 서민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커져 다시 공포의 도가니로 내몰리게 된다.

오래전부터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구미 경제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관계기관이 유언비어의 실체를 파악하고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것이 구미지역 근로자와 서민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구미지역을 포함한 대한민국 서민 경제가 활짝 웃는 그날이 병신년(丙申年) 새해이기를 기대한다.

백종현기자 <2사회부/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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