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출신…미국 울린 ‘신궁’
컨디션 쾌조 개인전도 金조준
“프로야구 경기 시구 하고싶어”
한국 선수단에 리우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긴 남자 양궁 대표팀엔 ‘화랑의 후예’가 있다. 경주 출신의 ‘신궁’ 구본찬이다. 경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구본찬이 리우올림픽 한국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다.
구본찬, 김우진, 이승윤으로 이뤄진 남자 양궁팀은 7일 리우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 결승전에서 미국을 세트점수 6-0으로 격파했다. 구본찬의 활약이 빛났다. 구본찬은 결승전 1~3세트에서 쏜 6발 모두를 10점에 정확히 꽂아넣었다.
구본찬은 시상식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0점을 모두 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경기에 몰입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구본찬은 대표팀 ‘분위기 메이커’로 불린다. 쾌활하고 구김살 없는 성격이다. 구본찬은 기자회견 뒤 소감을 묻는 한국 취재진에게 하늘을 향해 두 손을 활짝 펼치며 “아주 아름다운 밤이에요”라고 활짝 웃었다. 또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기보배 누나가 (프로야구 경기에서) 시구하는 것을 봤는데 나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병국(53)·김병란씨(53) 부부의 2남 1녀 중 막내인 구본찬은 현재 암 투병 중인 모친을 챙기는 효자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아버지 김병국씨는 “밤새 축하 전화를 받느라고 잠을 설쳤다. 아들이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겨 기쁘고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구본찬은 경북체고 재학시절 전국체전 2관왕에 오르며 양궁계에 이름을 알렸다. 주니어 대표선수로 아시아그랑프리대회에 참가해 개인전 은메달 및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안동대에 진학해서는 소속팀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2개와 단체전 준우승을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었다.
구본찬은 성인으로 처음 태극마크를 단 2013년 양궁계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의 메달리스트들과 겨뤄 당당히 태극마크를 따낸 것이다. 당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은 대부분 실업팀 선수들이였는데, 대학생은 구본찬이 유일했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구본찬의 행보는 화려했다. 구본찬은 2013년 아시아선수권 대회 단체전에선 금메달, 혼성에서는 은메달을 따내면서 성인 국제대회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선 동메달,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금메달 2관왕(단체 및 혼성)에 올랐다.
구본찬은 단체전에서 퍼펙트행진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개인전 금메달까지 바라보게 됐다.
구본찬은 “단체전에서 다 같이(남자 양궁팀) 힘을 모아 금메달을 땄지만, 이제는 우리 팀 선수들마저 적”이라며 각오를 보였다. 구본찬, 김우진, 이승윤이 출전하는 남자양궁 개인전은 8일 밤 9시부터 64강전을 시작으로 진행된다.
경주=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 신상기록
신장 = 181㎝
몸무게 = 81㎏
학력 = 용황초등-신라중-경북체고-안동대
◇ 주요대회 기록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동
2015년 월드컵 1차 대회 개인전 금
2015년 광주 하계U대회 개인전 은·단체전 금
2015년 세계선수권 리커브 단체·혼성 금
2015년 리우올림픽 테스트 개인전 동
2016년 월드컵 2차 개인전 동·단체전 금
2016년 월드컵 3차 단체·혼성팀전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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